반복되는 지하차도 인명 사고…"선제적 통제 강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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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집중호우 시기 지하차도가 침수되고, 갑자기 불어난 물에 대피하지 못한 시민들이 사망하는 사고가 되풀이되면서 시민들이 불안함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2020년에는 부산 동구 초량 제1지하차도에 시간당 최대 80㎜에 달하는 비가 쏟아져 차량 7대가 물에 잠기고, 시민 3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오송 지하차도 침수사고 소식을 들은 시민들은 입을 모아 "남 일 같지 않다"며 걱정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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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불안해…나도 출근하다 죽을 수 있단 생각"
전문가 "선제적 통제 강화하고 안전 설비 설치"
"창문 열어두고, 타이어 ½ 물 차면 대피 시작해야"
[서울=뉴시스]홍연우 기자 = 여름철 집중호우 시기 지하차도가 침수되고, 갑자기 불어난 물에 대피하지 못한 시민들이 사망하는 사고가 되풀이되면서 시민들이 불안함을 호소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와 지자체의 더욱 강력한 선제적 대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앞서 15일 오전 8시30분께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가 침수, 차량 10여대가 고립돼 현재까지 9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추가 인명 피해가 계속 나오고 있어 사상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지하 공간 침수로 인한 인명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0년에는 부산 동구 초량 제1지하차도에 시간당 최대 80㎜에 달하는 비가 쏟아져 차량 7대가 물에 잠기고, 시민 3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해 9월엔 태풍 '힌남노'로 경북 포항 인덕동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인근 하천(냉천) 물이 넘어 들어와 차를 옮기러 갔던 주민 7명이 숨졌다.
오송 지하차도 침수사고 소식을 들은 시민들은 입을 모아 "남 일 같지 않다"며 걱정을 표했다.
서울 서대문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정모(31)씨는 "아직 초보라 비가 많이 오는날 운전하는게 익숙치 않아 네비게이션을 따라 운전하는데, 운전을 하다보면 지하차도나 주차장을 피해서 가는 게 쉽지 않다"고 했다.
그는 "매년 뉴스로 여름철 비로 인한 지하차도 사고 사망자가 나오는 걸 보면서도 지하차도를 그때그때 피해서 갈 수 있을 만큼 길을 잘 알지도 못하고 비가 언제 많이 쏟아질지도 알 수 없지 않느냐"며 "남 일 같지 않고, 늘 불안하다"고 털어놨다.
서울 강동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송모(29)씨는 "여름철마다 비슷한 사고 소식을 들은 기억이 있는데 왜 미리 대비를 하지 않는 건지 의문"이라고 했다.
그는 "'나도 출근하다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문득 들 때가 있지만, 그렇다고 출근을 안 할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앞으로도 비는 계속 올텐데, 정부가 폭우 정비를 미리 해주면 좋겠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선 과하다 싶을 정도의 선제 조치와 안전 설비 설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시민들을 향해선 신속한 대피가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위험을 자동으로 감지해 지하차도에 차량이 진입하지 못하게 안전 바가 내려오는 자동식 출입통제장치를 설치한다고 말한 것이 3년 전"이라며 "실제로 설치한 지역도 있지만, 이런 장치를 침수 위험이 있는 모든 곳에 갖추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미 호우경보가 내려진 상황이었는데 정부나 지자체 등에서 왜 지하차도 통제를 좀 더 강력하게 하지 않았는지 의문"이라며 "안전 통제와 장치 설치 미비로 인해 빚어진 인재라고 볼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용재 경민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호우경보가 내려진다면 과하다 싶을 정도로 통제를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장 합리적 대책"이라고 했다.
시민들을 향해선 "차량 타이어 절반 높이로 빗물이 차오르면 차량을 버리고 대피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또 "차량 내부에 계속 머물러야 할 상황이라면, 반드시 창문이나 선루프 등을 열어두어야 한다. 그래야 물이 차올랐을 때 차량 밖으로 탈출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ong1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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