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 인터 마이애미와 2025년까지 계약서에 도장…미국에 ‘축구 붐’ 이끌까
리오넬 메시(36)가 미국메이저리그사커(MLS) 인터 마이애미와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축구 스타 영입으로 미국에서 축구가 주요 스포츠로 발돋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마이애미는 16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발롱도르 7회 수상자, 월드컵 챔피언 메시와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 기간은 2025년까지이며 연봉은 최소 5000만달러(약 634억원)에서 최대 6000만달러(약 761억원)에 이를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에서 조국 아르헨티나의 우승을 이끌며 커리어에 정점을 찍은 메시는 “마이애미와 미국에서 내 커리어의 다음 단계를 시작하게 돼 매우 흥분된다”고 말했다. 마이애매의 공동 구단주인 데이비드 베컴도 이번 계약을 두고 “꿈이 실현된 것”이라며 반겼다.
유럽 이외 지역 클럽에서 뛴 경험이 없는 메시는 “환상적인 기회이며 우리는 함께 이 아름다운 프로젝트를 계속 이어나갈 것”이라며 화답했다. 축구를 미국 스포츠 시장에서 주요 종목으로 자리매김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힌 것이다.
MLS와 마이애미는 메시에게 다른 선수들은 상상도 못 할 권리를 줬다. 올해부터 앞으로 10년간 MLS 경기를 중계하는 애플TV 수익의 일부를 메시와 나누고, 은퇴 이후에는 마이애미 지분 일부까지 주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그와 팀의 성공이 곧 메시의 수익과 연결되는 구조로 계약을 체결하면서 홍보대사 역할까지 맡긴 셈이다. 메시가 연간 약 5700억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연봉을 제시한 사우디아라비아 리그 알힐랄의 제안을 마다할 수 있게 한 배경으로도 분석된다.
미국에서 축구는 성장세가 가파르다. 1996년 10개 팀으로 시작한 MLS는 이후 꾸준히 확장을 거듭해 현재 29개 팀까지 늘어났다. 지난 5월에는 이집트계 영국 출신 억만장자 모하메드 만수르가 리그 사무국에 5억달러의 참가비를 내고 샌디에이고에 새 팀을 만들기로 하면서 2025시즌에는 30구단 체제를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달 LA갤럭시와 로스엔젤레스FC와의 LA더비에는 약 8만2000명 관중이 몰리며 최다 관중 기록을 새로 썼다.
미국은 2024년 코파아메리카에 이어 2026년 북중미 월드컵까지 개최하면서 축구에 관한 관심을 계속 높여 미국프로풋볼(NFL), 야구(MLB), 농구(NBA), 아이스하키(NHL) 등과 함께 MLS를 주요 스포츠 종목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이런 청사진에 메시 영입은 화룡점정이라고 할 수 있다. 메시는 이미 다음 월드컵에는 나가지 않겠다고 못박았다. 세계 최고의 축구 스타를 볼 수 있는 무대가 MLS로 한정되는 셈이다. 마이애미에 따르면 메시는 오는 22일 크루즈 아술(멕시코)과 리그컵 대회 경기부터 뛸 수 있다. 스페인 매체 아스는 “가장 비싼 자리 기준으로 입장권 가격이 1만 달러(약 1269만원)까지 치솟았다”고 보도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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