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낙방 후 2년, 20라운드 만에 MLB 입단 ‘빅 리그’ 도전 나선 최병용 “김하성 선배 뛰는 그곳까지··· 꿈은 이루어진다.”
최병용(21)은 신일고 시절 대형 내야수 유망주였다. 188㎝·88㎏의 체격조건 에 장타가 돋보이고, 유격수와 3루수를 볼 수 있는 자원이었다. 그러나 그는 2021년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받지 못했다. 당연히 뽑힐 것이라던 기대가 어긋났다.
독립리그를 고민하던 최병용은 미국행을 택했다. 2년제 전문대 뉴멕시코 밀리터리 인스티튜트에 입학해 야구를 계속했다. 그리고 2년이 지났다. 지난 11일 메이저리그(MLB) 드래프트에서 20라운드 전체 611순위로 샌디에이고 지명을 받았다. 한국에서 고교를 졸업한 선수가 미국 대학을 거쳐 MLB 신인 지명을 받은 건 처음이다.
최병용은 16일 통화에서 “반신반의했는데, 사실 아직도 꿈 같을 때가 있다. 지금처럼 인터뷰하는 것도 솔직히 좀 신기하다”고 웃었다.
최병용이 미국으로 갈 수 있었던 건 ‘크로스베이스볼’의 야구 유학 프로그램을 통해서다. 크로스베이스볼은 비야구인인 남지현 대표가 다니던 대기업을 퇴사하고 설립한 미국대학 야구 유학 전문 컨설팅 회사다.
남 대표는 2018년부터 매년 미국대학 감독들을 국내로 불러 KBO 지명을 받지 못한 고교 야구 선수들의 ‘쇼케이스’를 열었다. 올해로 6년째, 이 프로그램을 통한 첫 MLB 지명선수인 최병용은 3기 유학생이다. 남 대표는 수많은 고교 유망주들이 프로 입단에 실패하면 갈 곳을 찾기 어려운 현실에 문제를 느끼고 이 프로그램을 구상했다고 전했다. 야구를 계속할 수 있는 건 물론이고, 운동과 학업을 병행하는 미국 대학에서 인생의 새로운 길을 찾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최병용은 그렇게 미국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적응이 쉽지는 않았다. 미국행을 결심하고부터 열심히 영어를 공부했지만, 처음부터 말이 통할 리가 없었다. 한국과 달리 학업을 병행해야 했고, 훈련 문화도 생소했다. 최병용은 “팀 훈련이 3시간이면 끝나더라. 이 정도만 훈련해도 되나 싶었다”고 했다.
각자가 알아서 운동해야 하고, 그 또한 경쟁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미국에 진출한 선수들이 입을 모아 하는 이야기다.
힘 좋은 미국 선수들과 경쟁하기 위해 근력 운동에 열중했고, 한국에서 보지 못했던 공을 때려내기 위해 부단히 애를 썼다. 학교 동료들도 그저 야구를 하겠다며 미국까지 날아온 그를 응원했다. 최병용은 “정말 좋은 친구들이다. 수업 듣는 것부터 운동하는 것까지 너무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최병용이 샌디에이고의 확실한 눈도장을 받은 건 지난달이다. 당시 샌디에이고는 최병용을 비롯해 리스트에 올려둔 대학 선수들을 애리조나주 팀 스프링캠프 훈련장에 모아 일종의 ‘트라이아웃’을 열었다. 드래프트를 앞두고 마지막으로 옥석을 가리겠다는 의도였다. 남궁훈 샌디에이고 아시아 담당 스카우트는 “최병용 선수가 그때 인상적인 모습을 보인 것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전했다.
최병용은 조만간 구단 메디컬테스트를 거쳐 본격적인 마이너리그 생활을 시작한다. 대학 무대보다도 훨씬 더 가혹한 경쟁이 펼쳐진다. 하위 순번인 만큼 팀의 관심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실력으로 자기 기량을 입증해야 한다.
최병용도 이런 사실을 모르지 않는다. 지금보다도 더한 노력으로 도전하는 수밖에 없다. 3~4년 안으로 더블A까지 올라가는 게 우선 목표다. 그다음 목표는 당연히 빅리그 입성이다. 샌디에이고에는 올 시즌 맹활약 중인 김하성도 있다. 최병용은 “꿈 같은 일이 이뤄진 만큼, 제대로 한번 붙어보겠다. 언젠가는 꼭 김하성 선배님하고 같은 무대에서 뛰고 싶다”고 말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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