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 날리는 격파, 세계태권도한마당 21일 개막
4년만에 성남서…57개국 참가
품새‧호신술 등 기술경연 펼쳐
불가리아 옛 국왕 손자도 출전
임동본 위원장 “무예 진수 기대”
세계 태권도인들의 축제인 2023 성남 세계태권도한마당이 21일부터 나흘간 경기도 성남실내체육관에서 열린다. 57개국 4298명의 태권도인들이 13개 종목, 71개 부문에서 태권도 기술 경연을 펼친다. 1992년 시작돼 28회째를 맞이한 이 대회가 성남에서 열리는 건 처음이다.
세계태권도한마당은 4년 만에 치러진다. 2019년 강원 평창에서 개최한 뒤 3년여 간 이어진 코로나19 대유행 때문에 한동안 열리지 못했다. 국기원은 지난 3월 성남을 세계태권도한마당 새 개최지로 선정했고, 5월 조직위원회가 구성돼 두 달여 동안 대회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임동본 대회 조직위원장은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예년보다 준비 기간이 짧았고, 힘든 순간이 많았다. 그래도 오랜만에 열리는 세계태권도한마당에 전 세계 태권도인들이 호응했고, 4000여명이 성남에 모인다. 태권도인들의 한 바탕 축제 마당으로 성공적인 개최를 이끌겠다”고 말했다.
태권도 공인 9단인 임 위원장은 51년 동안 태권도장을 운영하는 등 성남 지역 태권도의 산 증인으로 꼽힌다. 그는 “태권도는 내 인생의 전부다. 태권도 최고수들이 경연하는 세계태권도한마당을 성남에서 치르는 건 평생 꿈이었다”고 말했다. 성남에는 아시아태권도연맹 본부가 있고, 성남 풍생고는 국가대표를 다수 배출한 태권도 명문으로 꼽힌다. 성남은 향후 판교테크노밸리 등 지역 내 ICT 인프라를 활용해 태권도 산업을 키워 신흥 태권도 메카를 꿈꾸고 있다.
기술 경연 대회인 만큼 겨루기와는 다른 긴장감과 태권도의 색다른 묘미를 느낄 수 있다. 선수들의 묘기 같은 화려한 퍼포먼스를 보다보면 어느새 박수와 탄성이 저절로 나온다. 임 위원장은 “태권도의 여럿 기술을 한눈으로 볼 수 있는 무대가 세계태권도한마당이다. ‘기술 태권도’만의 매력에 푹 빠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남 세계태권도한마당을 찾는 이색 참가자도 있다. 불가리아 전(前) 국왕 시메온 2세의 외손자인 시메온 하산 무뇨즈가 대회에 출전한다. 무뇨즈는 시메온 2세의 딸인 칼리나 공주와 스페인의 탐험가 키틴 무뇨즈 유네스코 친선대사 사이 외동아들이다. 그는 최근 태권도에 매료돼 세계태권도한마당에도 직접 참가 의사를 전했다. 또 대회 기간에는 중국 소림사 측 관계자도 찾는다. 세계태권도한마당을 통해 태권도와 소림사 간의 세계적 무술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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