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 키우며 집안일 하던 60대 여성들, 밖으로 나간다

지난달 19일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센터에서 중년 여성 구직자가 일자리정보 게시판에 등록된 구인정보 게시물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60대 여성 가운데 일터에 나가 돈을 버는 사람이 집에서 아이를 돌보거나 가사를 하는 사람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퇴직 연령 이후에도 활발히 일자리 시장에 진출하는 ‘신노년층’이 증가한 데다,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여성이 많아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16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의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에 따르면, 지난달 60~69세 여성 취업자는 작년 같은 달보다 14만5000명(8.2%) 늘어난 191만7000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60대 여성 가운데 육아를 하느라 경제활동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은 3만3000명이었고, 집안일을 하느라 일하지 않은 사람은 167만7000명이었다. 60대 여성 중 취업자(191만7000명)가 육아나 가사를 한 사람(171만명)보다 20만명 넘게 많았던 것이다.

이미 지난 3월 60대 여성 중 취업자(182만2000명)가 육아나 가사를 한 사람(178만9000명)을 넘어섰는데, 그 차이는 점점 커지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고령층이 적극적으로 일자리 시장에 진출하면서 나타난 결과로 분석된다. 지난달 60세 이상 고령층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48.2%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99년 이후 6월 기준 가장 높았고, 고용률(47.1%)도 마찬가지였다. 또 지난달 통계청이 발표한 ‘고령자의 특성과 의식 변화’에 따르면, 65~74세 가운데 59.6%가 취업을 희망한다고 응답해, 취업 의사가 있는 고령층이 10년 전(47.7%)보다 12%포인트가량 늘었다.

여기에 더해 여성들이 많이 일하는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에서 돌봄 수요 등이 증가한 것도 일하는 60대 여성이 늘어나는 데 영향을 줬다. 지난달 60대 여성 취업자 중 가장 비율이 큰 직종은 20%(37만5000명)를 차지한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이었다. 보건·사회복지 취업자는 1년 전보다 12만6000명 늘었는데, 60대 여성 증가분만 3만7000명이었다. 60대 여성이 전체 여성의 일자리 진출을 견인하면서 지난달 여성 고용률은 55.1%로 6월 기준으로 역대 가장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