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테슬라’, 국내 전기차 보조금 싹쓸이?···4000만원대 출시에 한국시장 ‘술렁’

김상범 기자 2023. 7. 16.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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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모델Y 후륜구동(RWD)’ 제품. 테슬라 홈페이지 갈무리

테슬라가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만든 ‘모델Y 후륜구동(RWD)’ 제품을 국내에 출시했다. 중국산 테슬라 차량이 국내에서 팔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고보조금을 최대한 수령할 수 있게 출고가를 낮추는 등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내세웠다. 국산 제품이 터잡은 ‘4000만원대 전기차’ 시장 수요를 일부 흡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테슬라 홈페이지에 따르면 테슬라코리아는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모델Y 후륜구동 제품을 지난 14일 한국에서 공식 출시했다. 가격은 5699만원부터 시작한다. 저렴한 중국 CATL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한 영향이다.

5700만원 미만의 전기차는 친환경차 국고보조금을 최대 68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다만 환경부에 따르면 모델Y 후륜구동은 국고보조금 세부항목 중 ‘보급목표 이행보조금(140만원)’과 ‘혁신기술 보조금(20만원)’은 받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친환경차 보급 목표를 부여한 10개 제조사·수입사에 테슬라가 들지 않았으며, 정부가 지정한 혁신기술 ‘비히클 투 로드’(V2L)가 탑재되지 않아서다. V2L은 전기차에서 외부로 전기를 끌어다 쓸 수 있는 기능을 말한다.

하지만 이를 제외해도 500만원 가량의 국고보조금은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여기에 지방보조금까지 더하면 4000만원대 후반 또는 5000만원대 초반에 차량을 구입하는 게 가능하다. 기존에 팔리던 ‘모델Y 사륜구동(AWD)’과 이를 업그레이드 한 퍼포먼스(고급형) 제품이 각각 7874만원과 8534만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가격 접근성이 훨씬 높아졌다.

지금까지 4000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는 전기차는 현대차 아이오닉5·6, 기아 EV6 등 국산에 국한돼 있었다. 테슬라는 모델Y 후륜구동이 출시되자마자 사륜구동과 퍼포먼스 제품 판매를 중지했다. 아울러 또 다른 엔트리급 제품인 모델3의 판매도 잠정적으로 끊었다. 모델Y 후륜구동은 현재 한국에서 구할 수 있는 가장 저렴한 테슬라 전기차다.

모델Y 후륜구동이 테슬라 중국 공장에서 만든 제품이라는 점도 포인트다. ‘기가팩토리 상하이’에서 모델Y 후륜구동을 전량 생산한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판매되는 테슬라 차량은 모두 미국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 공장에서 만들어졌다. 하지만 미국 내 수요가 부쩍 늘어난 데다가 선적 공급 이슈가 끊이지 않으면서 한국으로의 인도량이 달마다 들쭉날쭉했다.

반면 상하이 공장은 지난해 대대적인 증설을 마쳐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하다. 저렴한 중국산 제품을 앞세워 부진한 한국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회복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올해 상반기 테슬라의 국내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0% 감소했다.

온라인 카페·커뮤니티 등에서는 모델Y 후륜구동 구매 희망자들의 ‘레퍼럴 코드’ 요청 글이 쏟아지고 있다. 테슬라는 먼저 차를 구입한 차주의 소개로 차량을 구매하는 경우 추천인과 구매자 모두에게 혜택을 주는 레퍼럴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일부에서 나오는 ‘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무색할 정도다.

중국산 전기차는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된 중국산 차량은 1만2727대로 전년 대비 154.5% 늘었다. 중국 토종 브랜드가 들어오는 경우는 적지만 볼보와 합작한 지리자동차의 ‘폴스타2’나 BMW와 화천자동차가 손잡고 만든 ‘ix3’처럼 국내 소비자에게 친숙한 유럽 브랜드를 달고 들어오는 전기차는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모델Y 후륜구동은 테슬라가 전 세계에서 대대적으로 벌이고 있는 가격 할인 전쟁의 연장선”이라며 “대폭 저렴해진 중국산 테슬라가 국내 전기차 보조금을 휩쓸 것인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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