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킬러”…‘묻지마’ 협박 60대, 닷새 뒤 실제 살인

술에 취해 잘못 들어간 이웃집에서 시비 끝에 살인을 저지른 60대 남성이 사건 발생 닷새 전 자신을 ‘킬러’라고 부르며 길 가던 여성을 협박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인천지법 형사10단독 현선혜 판사는 협박 등 혐의로 기소된 A(62·남)씨에게 최근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고 16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1월20일 오후 4시25분쯤 인천시 부평구 길거리에서 B(44·여)씨를 협박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당시 술에 취한 그는 처음 본 B씨에게 “나는 킬러”라며 “죽이겠다”고 위협했다.

그는 닷새 뒤 인천시 부평구 아파트에서 이웃 주민 C(64·남)씨를 흉기로 30여 차례 찔러 살해했다. 당시 술에 취한 A씨는 같은 아파트에 사는 지인을 만나러 가려다가 일면식도 없는 C씨의 집에 잘못 들어간 뒤 시비가 붙자 범행했다.

A씨는 살인 혐의로 먼저 기소돼 지난 6일 1심에서 징역 18년을 선고받았으며 최근 협박 사건으로 징역형을 추가로 선고받았다.

현 판사는 “피고인은 폭력 범죄로 여러 차례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는데도 술에 취해 같은 범행을 반복했다”며 “비난 가능성이 크고 죄책도 무겁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피해자가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고 있다”며 “피고인이 알코올 사용 장애 등으로 지속적인 치료를 받아야 하지만 재범의 위험성이 매우 높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인천=오상도 기자 sdo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