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 비상’ 걸린 인도···맥도널드, 메뉴서 토마토 제외

김서영 기자 2023. 7. 16.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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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아마다바드에서 한 상인이 지난 11일(현지시간) 토마토를 진열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인도에서 이상기후로 토마토 품귀 현상이 빚어지며 민심이 악화하고 있다. 토마토는 인도 요리에서 빠질 수 없는 필수 식재료로 꼽힌다.

15일(현지시간) BBC·CNN에 따르면, 맥도널드는 인도 북부 및 동부 지역의 자사 매장에서 햄버거를 비롯한 메뉴에 당분간 토마토를 제외하기로 했다. 맥도널드는 “계절에 따른 농작물 수급 문제로 양질의 토마토를 제공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맥도널드 뿐만이 아니다. 인도의 가정과 식당에선 토마토가 들어간 메뉴를 점차 제외했다.

인도는 최근 이상기후로 토마토 흉작을 기록했다. 평소 1kg당 30~40루피(약 465~620원) 정도에 거래되던 토마토 가격은 1kg당 200루피(약 3100원)까지 상승했다. 지난해 7월과 비교하면 166% 급등했다.

이처럼 가격이 오르자 인도 곳곳에서 토마토를 둘러싼 사건·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서부 도시 푸네에서는 손님과 토마토 가격을 두고 흥정하던 야채 가게 주인이 저울로 손님의 얼굴을 때리는 일이 발생했다. 바라나시에서는 가게 주인이 경비원까지 고용해 토마토 가격 흥정을 방지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사람들이 밭에서 토마토를 훔치거나, 토마토가 실린 트럭을 납치했다는 보고가 나왔다.

토마토 가격 상승의 원인으로 지난 5~6월의 흉작이 꼽힌다. 인도는 세계 2위 토마토 생산국으로, 각지에서 시기별로 돌아가며 토마토를 출하한다. 그런데 이상기후로 이 사이클이 타격을 입으며 토마토 흉작으로 이어진 것이다. 여기에 더해 토마토는 쉽게 썩고 냉장보관을 해도 상할 수 있어 공급 악화에 대비한 장기 저장도 어렵다.

한 여성이 인도 아삼주에서 15일(현지시간) 홍수 피해를 입은 우물 밖으로 물을 빼내고 있다. AFP연합뉴스

올해 인도는 수도 뉴델리 기온이 7일 연속 40도 이상을 기록하는 등 폭염에 시달렸다. 통상 인도에선 5~6월에 폭염이 자주 발생하지만 최근에는 폭염이 더 일찍 시작해 더 오래 지속되는 추세다. 같은 기간 토마토 재배지에 비가 너무 많이 내렸으며, 해충 피해도 컸다. 여기에 더해 최근엔 45년만의 기록적인 폭우까지 더해지며 다음 달 출하 전망도 어둡다는 우려가 나온다.

토마토는 인도인의 식탁에 빠질 수 없는 식재료다. 인도 요리에서 가장 대중적인 음식 중 하나인 마살라는 기본 소스에 토마토를 활용한다. 토마토 커리 역시 흔하다. 그런만큼 토마토 가격은 뉴스 소재가 될 뿐만 아니라 정치적 논쟁거리가 되기도 한다고 BBC는 전했다.

필수 식재료인 토마토 가격 상승은 인플레이션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BBC는 지난 4~5월 4~5%였던 소비자물가 상슽률이 7~9월엔 5.5%까지 상승할 수도 있다는 견해를 전했다. 한 주부는 “토마토는 채식 식단의 필수 요소다. 하지만 너무 비싸기 때문에 무엇을 요리해야 할지 우려되고 가격 상승이 우리 일곱 가족에 상당히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CNN에 말했다.

인도 정부는 민심 수습에 나섰다. 정부는 “최근의 토마토 가격 급등은 공급과 수요의 불일치에 따른 일시적 현상일 뿐”이라며 “조만간 가격이 내려갈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주에선 주정부가 운영하거나 지원하는 매장에서 토마토를 할인가에 공급하기도 했다고 BBC는 전했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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