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이 차고 있다!” 오송 지하차도서 긴박했던 순간 ‘역주행’한 차량 10여대[영상]

KBS 보도 및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 영상 퍼져

유튜브 채널 ‘손오공’ 영상 갈무리.

 
폭우로 물이 잠기면서 차량이 고립돼 인명사고를 낸 충북 오송 지하차도에서 촬영한 블랙박스 영상이 16일 공개됐다.

15일 인터넷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에 <오송지하차도 물 차오르기 전 간신히 빠져나오기>라는 제목의 영상이 공개됐다.

해당 영상은 이날 오전 8시30분쯤 차량 블랙박스를 통해 촬영된 것으로 물이 급격하게 유입되고 있는 사고 지하차도의 모습이 담겨있다.

영상 속 블랙박스 차량은 지하차도 출구를 향해 달리고 있고, 차도 안은 빠른 속도로 물이 들어차고 있다. 물의 저항을 받고 있는 차량들은 속도가 현격하게 줄어드는 모습이었다.

차량은 1~2분여 만에 차량은 겨우 출구를 벗어날 수 있었지만, 앞을 달리던 스포츠유틸리티자동차(SUV)의 바퀴가 잠길 정도로 이미 물이 차오르고 있었다. 

반대편 진입로 초입의 차량들이 비상등을 켜고 서행을 하거나 차량을 멈춰 세운 모습도 포착됐다. 

한편, “물이 차고 있다”는 외침과 함께 빠른 판단으로 ‘역주행’까지 감수하며 지하차도를 빠져나온 차량 10여대도 있었다.

KBS는 전날 오전 8시40분쯤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 침수 당시 급박했던 탈출 상황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 속에서 블랙박스 차량은 빗길을 달리다 지하차도 안으로 진입했고, 그 안에서 빨간색 버스 한 대가 비상등을 켠 채 정차했고 버스 옆쪽으로는 물이 빠르게 들어차는 모습이 담겼다.

이에 차량 운전자는 다급한 목소리로 주변 차량에 “물이 차고 있다”라고 소리치며 급하게 차량을 돌렸다. 이후 역주행을 하며 물이 차오르는 지하차도를 무사히 탈출했다.

KBS ‘뉴스특보’ 영상 갈무리.

KBS ‘뉴스특보’ 영상 갈무리.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15일 오전 8시40분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가 갑자기 불어난 물로 침수되면서 시내버스 등 차량 10여대가 고립됐다. 해당 지하차도는 인근 미호강이 범람하면서 침수된 것으로 전해졌다.

금강홍수통제소는 이날 오전 6시30분쯤 사고가 난 지하차도와 직선거리로 약 600m 떨어진 미호천교의 수위가 홍수경보 수준보다 높아지자 관할 구청에 인근 도로의 교통 통제 등이 필요하다고 알렸다. 하지만 행정당국의 교통통제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 사고로 16일 오후 2시 기준 현재 9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배수 및 수색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