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기자 "윤 대통령, 호우피해 알면서 우크라이나행 이해 안돼" 비판
윤 대통령 화상회의 "군경찰 동원해 인명피해 더 없도록" 주문
홍사훈 기자 "사망자 발생…귀국 연기 이해안돼" 민주당 "아쉬워"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폭우로 인명피해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인데도 조기귀국은커녕 예정에 없던 우크라이나까지 방문한 것을 두고 야당 뿐 아니라 KBS 중견기자도 비판하고 나섰다.
홍사훈 KBS 기자는 아무리 좋게 생각해보려 해도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다고 거듭 공개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 저녁 우크라이나에서 국내 위기관리센터와 연결해 '호우피해 대책 긴급 화상회의'를 열어 “지금 행안부, 소방청, 지자체 뿐 아니라 군경찰까지 정부의 인적 물적 자원을 총동원 해서 인명피해가 더 발생 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한덕수 국무총리는 “군 모든 지자체 다 준비상태로 있고, 이미 지하차도 배수하는데 투입되고 있고, 산사태 우려가 있는 산속에 있는 단독주택에 있는 사람들을 강제로 대피시키는 데 노력하고 있습니다만 경북에서 (산태가) 많이 일어나고 있어서 사망자가 늘어나는 안타까운 상황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서면브리핑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직후인 15(토) 19:20경(우크라이나 현지시각 13:20경), 우크라이나 현지에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화상 연결해 한덕수 국무총리로부터 호우 피해상황과 대처상황을 보고받고, 총력 대응을 지시했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국내에 도착하자마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16일 오전 중대본 회의에서 “계속되는 폭우로 매몰사고와 범람이 지속되면서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며 “청주시에서 발생한 지하차도 침수 사고 구조작업에, 군과 경찰, 소방, 지자체의 모든 인력과 자원을 총동원하고 있다. 빠른 시간내 구조작업이 완료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이날 오전 호우대처 상황 보고 기준으로 인명피해로는 현재 사망자 33명이라고 발표했고, 7명이 추가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지역별로 세종 1명, 충북 11명, 충남 4명, 경북 17명이다. 여기에다 충북 오송 궁평지하차도 침수 지역에서도 추가로 2명의 시신이 수습되는 등 사망자는 더 발견될 전망이다.
이에 현직 기자가 대통령의 이 같은 대처를 비판했다. KBS 라디오 <홍사훈의 경제쇼>를 진행하고 있는 홍사훈 KBS 기자는 15일 저녁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물난리로 자국민들이 40명 가까이 사망, 실종됐으면, 예정된 일정이라도 양해를 구하고 취소하고 귀국하는게 맞을 듯 한데, 예정에도 없던 일정까지 새로 잡아서 가겠다는 걸 아무리, 아무리 긍정적으로 생각해 볼려해도 난 도무지 이해가 안간다”고 썼다.
홍 기자는 이어 16일 오후에도 올린 글에서 '대통령이 바가지로 물 퍼내는 것도 아닌데 외국에 있으나 한국에 있으나 마찬가지 아니냐', '화상회의로 국내 상황을 진두지휘하면서 국익을 위한 외교에 역할을 한다면 그게 더 의미있는 리더의 책무 아니겠느냐'는 대통령실 누군가 혹시 이렇게 억울함을 호소할지도 모르겠다고 제시했다. 홍 기자는 이어 “제방이 터지고 댐이 붕괴위기로 하류주민들이 대피하는 일촉즉발의 국내 상황을 다 알고있으면서도 굳이 귀국 일정을 연기해가면서까지 전쟁 중인 남의 나라 가서 생즉사, 사즉생의 각오로 연대하자는 말 한마디 하는게 그리 중요했던건지”라며 “그 시각, 자국민들 40명 이상이 물난리에 생을 달리했다”고 비판했다.
홍 기자는 “'대통령이 급히 돌아왔다고 생명을 구할 수 있었겠느냐', '천재지변을 대통령이 책임지라는 것이냐'는 혹여라도 이런 변이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고 썼다.
홍 기자는 “잘못한 점을 잘못했다고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는 건 매우 큰 용기가 필요하다”며 “대한민국의 대통령에게 그 용기를 기대해 보겠다”고 촉구했다.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11시50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 브리핑에서 “지난 5월 G7 정상회의에 참석했던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자국에 홍수 피해가 심각하자 조기 귀국하여 사태 수습을 진두지휘한 바 있다”며 “집중호우에 따른 피해가 계속 늘어나고 이번 주말이 최대 고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는데, 대통령이 귀국 일정을 연기하면서까지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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