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함없는 모습으로 10주년...뮤지컬 ‘그날들’
실커튼 등 무대 장치 돋보여
기존의 유명 대중음악을 그대로 가져다 쓰는 주크박스 뮤지컬은 노래로 인해 스토리를 살리지 못하거나, 스토리에 집중하다 노래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딜레마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10년 동안 여러 차례 폭넓은 사랑을 받아온 것은 뮤지컬 ‘그날들’의 완성도가 그만큼 높다는 방증이다. 이번 공연에서도 큰 변화없이 기존의 공연을 재현해냈다.
유준상과 이건명, 오만석, 엄기준까지 무대 위에서 잔뼈가 굵은 배우들이 주인공 정학 역을 맡아 극을 이끌고, 정학의 경호원 동기로 자유로운 태도를 보여주는 무영 역할은 지난 시즌에 이어 돌아온 오종혁과 지창욱 외에 넷플릭스 ‘더 글로리’로 주목받았던 김건우와 아이돌 갓세븐의 영재가 추가되며 적절한 신구 조화가 이뤄졌다.
또한 무대를 활용한 연출 역시 높은 점수를 매길만하다. 청와대 내부 숙소와 경호원 대기실, 뒷산과 학교 등 배경이 되는 장면이 상당히 많은데 회전 무대를 적절히 활용해 성공적으로 구현해냈다. 또한 실커튼을 사용해 영상을 입혀 장면 전환을 설명하고, 비내리는 모습까지 형상화한 것 역시 적절하다.
다만 김광석 특유의 서정적인 분위기를 그대로 재현하길 원하는 관객이라면 여전히 아쉬움을 느낄 수도 있다. 상당 부분 매시업(mash up·여러 개의 노래를 따와 새로운 하나의 노래로 만드는 것) 기법을 사용하다보니 원곡을 기발하게 사용했다는 생각은 들지만 원곡과 분위기는 많이 달라져서다. ‘그녀’를 살리기 위해 혼자 죽음을 각오하는 무영이 ‘사랑했지만’을 부를 때는 공감이 가더라도, 목욕탕에서 타월을 두른 근육질 경호원들이 ‘나의 노래’를 코믹하게 부르는 장면은 어색하게 받아들일 여지도 있는 셈이다. 이번 공연은 9월 3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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