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혁신위장 “86그룹, 청년에 길 내줘야...민주당은 응급실 환자”

박상기 기자 2023. 7. 16.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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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오른쪽)이 지난 6월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혁신기구 발족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은 이재명 대표/뉴스1

더불어민주당의 김은경 혁신위원장이 16일 민주당 내 ‘86그룹’을 향해 “세상이 빨리 돌아가 신규 입법 수요가 많은데 그걸 따라잡지 못한다”며 “청년 세대에게 그 길을 내주라”고 말했다. 민주당 주류로 여겨지는 86그룹이 후배들에 자리와 기회를 내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그들의 희생이 감사하지만 개혁 세력을 과잉 대표하는 측면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위원장은 혁신위가 지난달 23일 ‘1호 혁신안’으로 제안한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포기’에 대해서는 “1호 혁신안이 아니라 긴급한 처방”이라고 했다. 그는 민주당을 ‘응급실 환자’에 비유하면서 “시급히 치료를 해야 하는데 열이 있으면 열부터 떨어뜨려야 하지 않나”라며 “특권이라는 말에 붙은 국민의 불신을 빨리 걷어내야 했다”고 제안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혁신위의 불체포특권 포기 제안에 대해 아직 수용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상태다. 혁신위 제안 뒤 열린 두 차례의 의원총회에서는 안건으로 올리지도 않았고, 지난 13일 의총에서 당 지도부가 ‘추인’을 시도했지만 반대 의견이 나오면서 실패했다. 혁신위는 “대단히 실망스럽다”는 입장을 냈다.

민주당이 혁신위 제안의 추인에 실패하자, 당내에서는 “돈 봉투 사건으로 누가 먼저 구속영장 청구 대상이 될지 모르는 상황 때문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김 위원장은 이에 대해 “앞으로 최소 민주당 의원 20명에 대한 체포영장이 온다고 하는데 회기 내내 투표할 건가”라며 “(불체포특권은) 헌법상 권리라는 주장은 원칙적인 것이고, 지금은 당사자의 방어권보다 중요한 게 국민 신뢰”라고 했다. 민주당이 국민 신뢰를 회복하고 싶으면 과감히 내려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당내 친명·비명 간 갈등에 대해선 “분열은 혁신 대상”이라고 했다. 민주당에선 이재명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가 오는 19일 만나기로 한 상태다. 김 위원장은 이낙연 대표가 비명계 구심점이 될 거란 정치권의 예측에 대해 “자기 계파를 살리려 하는 건 부적절하다. (이 전 대표가) 그러지 않으리라 기대한다”며 “절체절명 상황에서 당 원로라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본인이 잘 알 것”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가 이재명 대표와 당장 대립각을 세우거나 하지 않을 것이란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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