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하필 그 버스에…" 오송 희생자 이송 병원 울음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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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왜 하필 그 버스를 탔는지 하늘이 원망스럽습니다."
폭우로 차량 15대가 물에 잠긴 '오송 지하차도 침수사고' 현장에서 16일 수습된 희생자의 시신이 옮겨진 청주의 한 종합병원 응급실 앞.
그의 어머니는 평소 502번 버스를 타고 출근하는데, 그날따라 747번 급행버스를 탔다고 한다.
사고가 난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에서는 전날 오전 8시 40분께 인근 미호강 제방이 터지면서 유입된 하천수로 시내버스 등 차량 15대가 물에 잠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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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연합뉴스) 이성민 기자 = "어머니가 왜 하필 그 버스를 탔는지 하늘이 원망스럽습니다."
폭우로 차량 15대가 물에 잠긴 '오송 지하차도 침수사고' 현장에서 16일 수습된 희생자의 시신이 옮겨진 청주의 한 종합병원 응급실 앞.
이곳에서 만난 박모(51)씨는 실종된 어머니를 떠올리며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그는 희생자 수습 소식을 듣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한달음에 이곳으로 왔다.
그의 어머니는 평소 502번 버스를 타고 출근하는데, 그날따라 747번 급행버스를 탔다고 한다.
747번 버스는 침수된 도로가 통제되자 문제의 지하차도로 우회했다가 침수사고에 휘말렸다.
박씨의 어머니는 직장동료 2명과 함께 여전히 실종된 상태다.
박씨는 "사고 당일 폭우로 차가 막히자 동료들과 함께 급행버스를 타신 것 같다"며 "그 차가운 물 속에 계셨을 걸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고 말을 잇지 못했다.
박씨 어머니와 함께 버스를 탄 직장동료의 가족들도 응급실 옆 대기실에서 기약 없는 기다림을 이어갔다.
이들은 힘없이 바닥만 바라보다가 텔레비전에서 구조작업 관련 뉴스가 나오면 힘겹게 고개를 들고 귀를 기울였다.
실종자의 작은딸 최(42)모씨는 상기된 모습으로 "현장 구조대원 말로는 버스 창문이 다 열려있었다고 한다"면서 "밖으로 빠져나오려고 노력했을 엄마 생각에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고 목 놓아 울었다.
이 병원 응급실 앞에는 박씨와 최씨 외에도 실종자 가족 10여명이 비통한 모습으로 자리를 지켰다.
이날 오전까지 이 병원에 이송된 희생자는 6명. 이들의 신원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실종자 가족들은 구급차가 들어올 때마다 흐느껴 울면서 옮겨지는 시신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그러면서 희생자의 신원이 확인되기만을 간절히 기다렸다.
한 실종자 가족은 1시간여가 지나도 신원이 확인됐다는 소식이 없자 현장에 있는 경찰관의 팔을 부여잡고 "어떤 옷이라도 입고 있었는지 알려달라"고 간청하기도 했다.
또 희생자가 가족으로 확인되면 장례식 장소를 정해야 한다는 병원 관계자의 말에 조용히 고개를 떨궜다.
충북도는 신원이 확인된 희생자의 경우 유족의 결정에 따라 충북대병원, 청주성모병원, 하나노인병원에 장례식장을 마련하고 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사고가 난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에서는 전날 오전 8시 40분께 인근 미호강 제방이 터지면서 유입된 하천수로 시내버스 등 차량 15대가 물에 잠겼다.
이 사고 관련 확인된 사상자는 16일 오후 2시 기준 사망 9명, 부상 9명이다. 당국은 사고 현장에서 배수·수색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chase_are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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