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맥주 1위" 켈리 앞세운 하이트진로, 오비맥주와 '신경전'
오비맥주 "올 1~5월 누적 1위는 우리, 일부 마트만 봐선 안돼"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본격적인 여름 맥주 성수기가 시작된 가운데 양대 라이벌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가 서로 "우리가 국내 맥주 시장 1등"이라며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맥주시장 1위 탈환'을 노리는 하이트진로가 '켈리'를 출시하며 '테라'와의 쌍끌이 공략을 펼치자, 오비맥주도 기존의 '카스'와 리뉴얼 출시한 '한맥'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
16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최근 하이트진로 신제품 '켈리'가 국내 맥주 시장에서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올 4월 선보인 켈리가 출시 99일 만에 1억병 판매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이달 11일까지 330㎖ 기준으로 누적 판매 330만 상자, 1억병 판매를 달성했다는 설명이다. 이는 초당 11.7병식 판매된 꼴로 20세 이상 국내 성인(4328만명 기준) 1인 당 2.3병 마신 양이다.
켈리는 출시 36일 만인에 100만 상자를 판매하며 최단기간 판매를 기록하기도 했다. 서울·대구·부산 등 3곳에서 동시 선보인 팝업스토어 '켈리 라운지'는 8만여명이 찾았을 정도다.
켈리 출시로 기존의 인기 라거인 테라 판매량이 잠식하는 이른바 '카니발라이제이션' 예상도 빗나갔다.
통상 신제품이 나오면 기존 맥주 판매량이 감소하지만 테라는 켈리가 첫선을 보인 4월 한 달 동안에만 전년 동월 대비 두 자릿수 매출 증가세를 보였다.
또 지난 6월 하이트진로의 유흥 및 가정 시장의 전체 맥주 부문 판매도 켈리 출시 전인 3월 대비 33% 가량 상승했다. 올 2분기 판매량도 전년 동기 대미 약 12% 증가했다.
하이트진로는 일부 대형 마트의 6월 판매 자료를 살펴보면 국내 매출 기준 하이트진로의 제품 점유율이 3월보다 7.0%포인트 증가한 49.6%를 1위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대형마트에서의 구매는 수많은 브랜드 중 직접 제품을 선택하는 특성상 가장 빠르게 소비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 크다는 평가"라며 "최근 켈리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데, 그간 소비자들이 요구해 온 생맥주와 소병 제품군을 앞당겨 출시하는 등 여름 성수기 유흥 시장 공략해 초반 돌풍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반면 오비맥주는 일부 대형마트 판매 추이 만 보고 맥주 시장 1위를 주장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반박하고 있다. 전체 판매 채널을 살펴보면 오비맥주 카스가 여전히 국내 맥주 시장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는 입장이다.
오비맥주도 자신들이 맥주 시장 '압도적 1등' 임을 강조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1~5월 국내 맥주 가정시장 판매량 누적 점유율에서 오비맥주는 53.4%로 제조사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브랜드 순위에서도 카스 프레시가 42.4%로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포인트 상승한 수준이다.
최근 더 치열해진 시장 환경에서도 점유율을 확대하며 독보적 선두 브랜드임을 입증했다고 오비맥주 측은 설명했다.
오비맥주측은 또 국내 맥주 가정 시장 5개 유통 채널 전체에서도 자사 맥주가 1위를 기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비맥주에 따르면 올 1~5월 점유율에서 편의점은 48.5%·개인슈퍼 66.3%·할인점(대형마트) 43.1%·조합마트 65.4%·체인대형 43.2%로 모든 채널에서 오비맥주가 점유율 1위를 지켰다.
또 1분기 맥주 브랜드 파워 조사(칸타)에서도 카스가 36.3%로 2위인 테라(23.4%)와 격차를 더 벌렸다고 강조하고 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할인점 기준으로 봐도 하이트진로가 점유율 50%를 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전체 채널을 기준으로 봐야지 일부 대형마트에서 점유율이 높았다고 1위라고 하는 것은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켈리가 성장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오비맥주는 엔데믹 전환과 각종 신제품 출시·일본 맥주 회복세 등 치열해지는 경쟁 환경 속에서도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고 반박했다.
하이트진로는 이에 대해 "신제품의 경우 대형마트는 기업 대 기업으로 즉각 사입이 되다 보니 성적을 평가하는 데 대형마트의 수치를 받아보는 게 더 유의미하다는 판단에 대형마트 데이터를 기준으로 한 것"이라며 "반면 편의점은 신제품이 입점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평가를 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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