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은 없다"…기업들 역대급 폭우에 '24시간 워칭' 가동

최경민 기자, 한지연 기자, 이태성 기자 2023. 7. 16.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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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포항제철소에 차수벽 설치 공사가 진행되는 모습. /사진=뉴스1

집중호우가 전국을 덮친 가운데 기업들은 24시간 워칭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아직 별다른 피해는 발생하지 않고 있지만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모습이다.

16일 산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포항제철소와 현대제철 포항공장은 이달들어 지속된 장맛비에도 피해를 입지 않고 있다. 이 두 공장은 지난해 9월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일부 침수돼 가동이 중단됐던 바 있다.

일단 경북 포항 지역에 아직 큰 비가 내리지 않았다. 포항시에는 지난 11일부터 6일 연속 비가 내리고 있지만 강우량은 누적 60㎜ 정도로,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 비 피해는 충청도와 경북 북부 지역에 집중되는 중이다.

만반의 준비를 갖춰놓기도 했다. 포항제철소는 주변 1.9km구간에 걸쳐 2m 높이의 차수벽을 뒀다. 배수로 전면 점검은 기본에 수중펌프, 오수펌프, 잠수펌프 등도 추가 설치했다. 통신사와 합동으로 휴대전화 통신망 복구 비상훈련 역시 실시했다. 현대제철은 수중펌프 등을 현장에 배치해놓고 비상연락망, 대응 조직도, 상황실 등을 운영하고 있다.

'침수'라는 초유의 사태를 다시 겪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포스코 관계자는 "비가 그칠 때까지 방심하지 않을 것"이라며 "24시간 워칭 체제를 가동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비상대응체계를 지속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기업들 역시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피해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앞으로 어떤 일이 생길지는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오는 18일까지 전북·충청·경북을 중심으로 최대 300㎜의 비가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다. 오래 지속된 비로 지반이 약해져 산사태 위험도가 그 어느때보다 높은 상황이기도 하다.

(오송=뉴스1) 박세연 기자 = 16일 미호천 제방 유실로 침수된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 군과 소방당국이 구조작업을 하고 있다. 2023.7.1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는 24시간 돌아가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라인 특성 상 현장 상황에 즉각적으로 대비할 수 있도록 했다. 삼성전자는 광주에 가전 사업장, 기흥·화성·평택·온양에 반도체 사업장을 두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산 캠퍼스에 위치해있다.

삼성전자 DS(반도체)부문은 "취약지역 순찰과 점검을 통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기상특보 등 일기 예보를 주시해 추후에도 피해가 없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폭우와 관련해 가장 중요한 것이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라며 "한국전력공사와 비상연락망 등 실시간 연락 체계를 만들어놓고 항시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남 창원 등에 사업장을 둔 LG전자는 폭우와 태풍에 대비해 사업장 내 우수관, 배수로, 배수펌프 등의 시설 점검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입간판이나 현수막과 같은 구조물에 대한 안전 점검도 병행한다.

자동차 업계도 각종 조치를 취했다. 현대차 울산공장의 경우 내부 배수로 맨홀과 건물 옥상 배수 상태를 점검했다. 공장 내 지하 배수펌프 작동 상태 및 공장 내 누수 취약 부분 등을 확인했고, 강풍이 불거나 비가 올 시 창문을 항상 닫을 것을 지시했다.

GM 한국사업장은 강풍 시 지붕에서 이상음이 있는지, 벽 부착물 등이 견고히 부착되어 있는지, 수전설비·분전반 등에 빗물이 유입되는지 등의 점검표를 구비했다. 사업장 내 지붕 주변, 벽체, 출입문, 전기장치, 등의 안전 확인이 필요한 시설들을 상시 체크하고 있다.

조선업계의 HD현대중공업은 월파를 막기 위해 총 2만1000여개의 테트라포드(방파제 콘크리트 구조물)를 설치하고 2.3㎞ 구간의 방파제 보강 공사를 시행했다. 강풍에 대비해 노후 지붕 교체 공사를 했다. 공장 및 옥외 작업장 106개소에 침수방지를 위한 차수판 및 차수벽 설치를 완료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피해가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실시간 폭우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며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한지연 기자 vividhan@mt.co.kr 이태성 기자 lts32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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