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지역언론 온라인 뉴스 유통전략, 문제점과 해결책은

윤수현 기자 2023. 7. 16.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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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수 지역언론, 온라인 기사유통 별도 부서 없어… 포털 종속은 강화
결국 해결책은 저널리즘 강화… "취재 및 기사 생산 모델링 재검토해야"

[미디어오늘 윤수현 기자]

제주 지역언론의 온라인 뉴스 유통 전략이 원활하게 작동하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온라인 뉴스 유통이 포털 중심으로 진행되면서 포털 종속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인력 부족·재정 악화 등으로 디지털 혁신을 이뤄내기 어려운 환경이다. 결국 언론사 내부에서 온라인 뉴스에 대한 인식을 전환하고, 맞춤 전략을 만들어내야 하는 상황이다.

정용복 제주대학교 언론홍보학과 강사는 지난달 23일 한국지역언론학회 학술지 '언론과학연구'에 게재한 논문 <지역뉴스의 온라인 유통 구조 연구>를 통해 제주 지역언론의 온라인 유통 전략을 분석했다. 정 강사는 제주지역 신문사·방송사 전·현직 온라인 뉴스 유통 실무자·책임자 인터뷰를 통해 지역뉴스 온라인 유통 전략 수립 과정, 내부 의견 등을 들어봤다. 인터뷰 대상은 제주일보, 뉴제주일보, 제민일보, 한라일보, KBS제주, 제주MBC, JIBS제주, KCTV제주방송 등이다. 기사에서 언급되는 언론사 관계자 인터뷰는 모두 연구진과 한 것이다.

다수 제주 지역언론에는 온라인 기사유통을 위한 별도 부서가 없었다. 뉴제주일보는 취재 업무를 겸하는 기자 1명이 온라인 미디어팀을 담당했으며, 한라일보는 뉴미디어부에 기자 4명을 두고 있었다. 다른 매체의 경우 기자가 직접 포털·SNS에 기사를 올리거나, 담당 직원이 기사를 올리고 있었다.

온라인 뉴스유통의 중심에는 포털이 있었다. 정용복 강사는 “지역뉴스의 온라인 유통 채널에서 최고점은 다음카카오와 네이버 포털이 자리 잡고 있었다”며 “대부분 지역언론이 네이버, 다음카카오 등의 포털에 집중하는 가운데 실시간 검색과 조회 수, 신속성을 뉴스 가치로 두고 있었다”고 했다.

이 같은 포털 의존 강화는 종속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제주일보 관계자(편집부국장)는 “포털 위주로 뉴스 소비가 이뤄지면서 포털 노출 여부가 가장 큰 영향을 주고 있다. 포털에 노출되지 못하는 언론사는 메이저에서 마이너로 밀려나는 분위기도 있다”고 했다.

포털 콘텐츠제휴 매체로 입점한 JIBS의 경우 기사 노출이 크게 늘었다. JIBS는 뉴스제휴평가위원회 심사 준비 과정에서 포털팀을 조직하고, 경력기자 3명을 채용한 바 있다. JIBS 관계자(보도국장)는 “TV 뉴스만 했던 기존에는 방송 시간에 맞춰 방송물 제작에 온전히 힘썼는데, 지금은 텍스트와 사진만 들어간 기사를 포털에 먼저 출고한다”며 “포털용 기사를 별도로 제작하고, 오히려 저녁 8시 반 방송 프로그램에 보냈던 뉴스 보도를 확인하여 전국적 관심사가 없을 것으로 판단하면 이 방송뉴스는 포털에 내보내지 않는다”고 밝혔다.

▲ 그래픽=안혜나 기자

인력 부족·재정 악화 이중고 닥친 제주 지역언론

지역언론은 △인력 부족 △재정 악화 등 문제에 직면하기도 한다. 제민일보 관계자(편집국장)는 “전담 인력 없이 기존 기자들이 고유업무를 수행하면서 온라인 업무도 동시에 해야 하는 이중고에 놓여 있다. 전문성과 집중도가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고 했다. 뉴제주일보 관계자(편집부국장)는 “지역뉴스의 온라인 유통을 활성화하는 데 어려움을 주는 요인은 인력 부족이 가장 크다. 인력 부족은 당연히 회사가 수익을 내지 못해서 발생하는 문제”라고 털어놨다.

온라인 전담 부서를 좌천으로 여기는 문화도 있다. 익명을 요청한 제주지역 신문 관계자는 “디지털 뉴스 담당이라는 직책을 준 임원이 있지만 사실상 사설과 칼럼을 쓰는 논설위원이며, 전문인력과 별도의 팀이 없다 보니 디지털 담당으로 발령 나는 것은 인사 좌천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했다.

KCTV제주방송 관계자(편성제작국장)는 “지역방송의 수입원인 협찬과 광고 시장이 포털을 비롯해 다양한 소셜미디어와 유튜브 등으로 쏠림으로써 방송광고는 물론 협찬사업들이 크게 줄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역민들이 지역적 색채가 강한 뉴스에 큰 관심이 없다는 문제가 있다. 이에 따라 지역언론은 전국적인 화제가 될 수 있는 뉴스에 중심을 둘 수밖에 없다. KCTV관계자는 “뉴스가 온라인으로 유통된다면 뉴스 선택기준은 제주도민을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뉴스가 돼야 한다”며 “제2공항 문제, 개발사업과 관련된 현안, 그리고 제주를 찾은 관광객과 관련된 각종 사건 사고, 제주의 맛집이나 다양한 축제 등이 전국뉴스로서 검색 상위에 도달할 것”이라고 했다.

결국 해결책은 저널리즘 강화 “수동적 변화는 혁신을 이끌지 못해”

정용복 강사는 제주 지역언론의 온라인 유통 구조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지역언론 스스로 혁신하는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했다. 정 강사는 “외부 환경에 의한 수동적 변화는 혁신을 이끌지 못한다”며 “무엇보다도 기자들이 저널리즘 원칙은 지키되, 온라인 유통을 원활히 수행할 수 있는 환경조성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역뉴스 소비자에게 적용할 취재 및 기사 생산 모델링을 찾아서 전반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 또한 뉴스 기사의 형식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고 했다.

뉴제주일보 관계자 역시 “미디어 환경에 대한 진단이 선행되고 체계적인 전담 조직 구성과 로드맵 마련으로 연결돼야 한다. 그에 따른 인력 편성과 중장기 계획 마련까지 뒷받침돼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했다. 제주MBC 관계자는 “온라인 유통 활성화를 위해서는 취재인력에 대한 뉴미디어 교육이 있어야 하고, 부족한 취재인력과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 지역언론에 공적 지원을 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지역언론의 새로운 시도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정용복 강사는 “정부나 지자체가 지원하지 않으면 지역언론 특히, 지역신문이 '당장 문 닫을 텐데요'라고 되물을 수 있다”면서 “하지만 지역민의 신뢰를 얻고 있는 언론사는 절대 문 닫지 않는다. 그때 저널리즘의 순기능을 통해 제대로 지역언론끼리 경쟁할 수 있다. 그래야 지역언론이 바른 살길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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