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해균 야생동물보전연구소장, “양주에 국립 자연사박물관 건립하고파”

이종현 기자 2023. 7. 16. 13:3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꿈 이루기 위해 힘 닿는데까지 해볼 생각...우리나라 최초 문화재청 동물박제 1호 이정우 박사
소장품 인수해 정리 작업에만 꼬박 1년 걸려
전해균 야생동물보전연구소장. 이종현기자

 

우리 주변 곳곳에 크고 작은 박물관은 많지만 정작 자연사박물관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양주에 제대로 된 자연사박물관을 건립하고 싶은 소박한 꿈을 만들어가는 동물사랑 박사가 있다.

어려서부터 동물을 좋아했던 전해균 야생동물보전연구소장이 주인공이다. 

전 소장은 우리나라 최초 문화재청 동물박제 1호 이정우 박사가 40여년간 모으고 제작한 수백 점의 박제와 수천 권의 책, 사진들을 인수해 종류별로 정리하는 데 꼬박 1년이 걸렸다. 

아직도 정리하지 못하고 창고에 보관 중인 자료도 수북하다.

요즘 전 소장의 근심이 쌓여 가고 있다. 비만 오면 새벽에도 연구소와 창고 등을 둘러보는 등 수만 점의 귀중한 자연사 자료들이 소실될까 노심초사다. 

동물박제는 습기와는 상극이어서 장마철 비로 인해 비닐하우스 3개 동에 보관·전시 중인 동물 박제들에 곰팡이 등이 피면 폐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희귀한 삵부터 뜸부기 등 천연기념물 조류와 파충류 박제 등을 보관할 장소가 협소한 것도 문제다. 

서정대 교수를 하면서 함께해온 제자들과 관리인을 코로나로 내보내 모든 일을 혼자 하다 보니 힘에 부친다.

박제할 동물 사체를 구하는 일 또한 만만치 않다. 

전 소장은 “인천공항에서 비행기 안전을 위해 포획하는 조류가 한해 1t이 넘지만 환경부가 동물사체를 소각·매몰토록 해 가치가 높은 동물 사체들이 규정 하나 때문에 모두 사라지는 것이 안타깝다”며 “후손에게 길이 남겨줄 소중한 자료들인데 왜 소각하느냐고 호소도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말했다.

전 소장은 학교 현장을 찾아 어릴 적 동요에 나오는 파랑새 실물을 보여주며 자연사랑 교육에도 열심이다.

전 소장은 “박제는 어린이들이 자연과 호흡하는 가장 훌륭한 교육자료”라며 “공룡 등 볼거리 위주의 단편적인 자료 보다는 실제 살아있는 듯 자연적인 모습 그대로의 동물을 볼 수 있도록 해야 교육효과가 더 크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양주의 메카로 자연사박물관을 짓겠다는 바람으로 노력해 왔는데 여러 제약으로 어려움이 크다. 지난 1년 내내 지원이나 후원해 준 곳이 없어 어려웠다”며 주변의 많은 도움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도 내비쳤다.

또 “박제는 죽은 동물에게 새 생명을 불어넣는 작업이다. 동물 연구를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며 “양주에 제대로 된 자연사박물관을 건립해 후세에 물려줄 수 있도록 책임감을 갖고 힘 닿는데 까지 해볼 생각”이라며 밝게 웃었다.

이종현 기자 major01@kyeonggi.com

Copyright © 경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