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60대 여성, 가사·육아 여성 앞질러...돌봄 수요 증가 영향

13일 부산시청에서 열린 ' 부산 여성 취·창업 박람회'에 구직자들이 채용정보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일하는 60대 여성'이 육아·가사를 하는 사람보다 많아졌다. 여성과 고령층의 경제활동참가율이 높아지는 가운데, 60대 여성이 많이 종사하는 '돌봄 노동'에 대한 수요도 늘어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16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과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6월 60~69세 여성 취업자 수는 작년 같은 달보다 14만5000명(8.2%) 늘어난 191만 700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비경제활동인구 중 가사를 한 60대 여성은 167만 7000명으로 1년 전보다 1만 7000명 줄었다. 육아를 한 60대 여성은 전년 대비 3000명 늘어 3만 3000명이 됐다.

60대 여성의 취업자(191만 7000명) 수가 가사·육아 종사자(171만명) 수를 앞지른 것이다. 집에서 가사를 하는 대신 경제활동을 통해 수입을 얻는 60대 여성이 늘고 있다는 의미다.

이 같은 추세는 고령층 및 여성의 경제활동이 증가하는 것과 맞물린다. 지난달 60세 이상 고령층의 경제활동참가율은 48.2%였다. 1999년 6월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동월 기준 가장 높은 수치다. 60세 이상에서 늘어난 취업자 수도 34만3000명에 달하며, 모든 연령층에서 가장 많았다.

지난해 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에 따르면 미래에 근로를 희망하는 고령층(55∼79세) 비율은 68.5%였다. 1년 전보다 0.4%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경제활동을 원하는 고령자는 점점 느는 추세다.

지난달 여성 취업자는 1270만 2000명으로 1년 전보다 33만 2000명 늘었다. 이 중 60대 여성 증가 폭이 14만5000명으로 30대(9만6000명), 50대(7만4000명) 등 다른 연령대보다 많았다. 여성 고용률도 55.1%로 동월 기준 역대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60대 여성이 많이 종사하는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일자리가 돌봄 수요 증가에 따라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60대 여성 취업자 중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사람은 37만 5000명이었다. 60대 여성 취업자 5명 중 1명은 관련 업종에 종사하는 셈이다.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취업자는 전년 대비 12만 6000명 늘었는데, 이 중 60대 여성은 3만 7000명 늘었다.

최상현기자 hyun@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