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네카오의 시간? 네이버는 '굿' 카카오는 '글쎄'
미국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전망이 나오며 국내 대표 성장주로 꼽히는 네카오(네이버·카카오)에 대한 기대감도 커진다. 성장주 주가에 부담을 줬던 금리 인상이 끝나 간다는 건 긍정적인 요인이지만 증권가에서는 네이버와 카카오 간 실적 차이로 인한 주가 차별화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4일 코스피 시장에서 NAVER는 전일 대비 4800원(2.4%) 오른 20만4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카카오는 전일 대비 900원(1.73%) 상승한 5만2800원에 마감했다. 이달 들어 두 종목의 상승률은 네이버가 11.87%, 카카오가 7.54%로 코스피 지수 상승률(2.5%)을 크게 상회한다.
네이버와 카카오 주가가 7월 들어 강하게 반등한 건 금리의 영향이 크다.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가 곧 마무리 될 거란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성장주에 대한 재평가 가능성도 나오기 때문이다.
성장주의 대표주자인 두 종목은 지난해 급격한 글로벌 긴축 국면에서 가장 큰 피해를 봤다. 금리 인상으로 인한 유동성 축소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할인이 크게 작용했을 뿐더러 경기침체 우려까지 나오며 주력 사업인 광고 매출에도 악영향을 줬다. 지난해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가 하락률은 각각 53.1%, 52.8%에 달했다.
미국 경제를 괴롭혔던 인플레이션이 점차 완화하는 양상을 보이며 금리 인상도 이제 막바지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2일 발표된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CPI) 전년 대비 상승률은 3%로 전월(4%) 대비 큰 폭으로 낮아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목표로 하는 2%대 물가 진입이 목전이다. 근원 CPI 역시 4.8%로 예상치(5%) 보다 낮게 나왔다.
미국 기준금리 역시 지금보다 한 차례 더 추가 인상하는 정도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연준이 7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금리를 기존 5.0~5.25%에서 5.25~5.5%로 0.25%포인트 인상할 확률은 92.4%다. 7월 인상을 마지막으로 올해 말까지 금리 수준을 유지한 다음 내년 상반기 중 금리 인하가 시작된다는 게 시장의 예측이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에는 플랫폼 기업의 실적과 밸류에이션 모두 하락했다면 하반기에는 둘 다 회복될 전망"이라며 "하반기 수출회복, 경기회복, 물가지수의 안정으로 국내 광고 경기가 살아나게 되면 본격적으로 플랫폼 기업들의 성장률이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와 카카오에 대한 증권가의 시각은 다소 엇갈린다. 네이버는 올해 2분기 호실적에 따른 주가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보는 반면 카카오는 부진한 실적이 이어지며 주가 반등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네이버의 올해 2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9.12% 증가한 3668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추정치가 소폭 상향됐다. 본업인 광고업황의 개선도 있지만 AI(인공지능) 등 신사업이 본격화하며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커머스 매출 증가에 힘입어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20.2% 증가하고 영업이익 역시 전사적인 비용 통제 노력으로 전년 대비 10.3%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 연구원은 "하반기 출시할 숏폼(재생시간이 짧은 영상) 플랫폼 '클립'과 추천형 콘텐츠를 포함한 모바일 앱 개편으로 점진적인 광고 매출 성장률 회복이 기대된다"며 "다음달 공개 예정인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는 네이버의 장기 성장성 강화로 밸류에이션 상승을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카카오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4.9% 감소한 1283억원으로 예상된다. 이익 추정치 하향 조정도 지속되고 있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는 에스엠 연결편입 비용과 상각비 증가, 게임 신작 출시 등 마케팅 비용 증가가 예상된다"며 "AI 관련 투자 비용도 외주·인프라비에 상당부분 반영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AI와 관련한 투자가 계속되는 만큼 올해 하반기와 내년 실적도 부진할 것이란 전망이다.
증권사들도 목표주가를 연이어 하향 조정했다. 메리츠증권은 카카오 목표주가를 기존 7만2000원에서 6만3000원으로 하향하며 가장 낮은 목표가를 제시했다. 삼성증권은 기존 7만9000원에서 6만4000원으로, 현대차증권은 기존 8만7000원에서 8만원으로 내렸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는 하반기 'Ko GPT'(한국형 챗GPT) 출시를 예고했지만 (초거대 AI모델 보다는) 카카오가 보유한 다수 콘텐츠 자회사를 활용한 수익화가 더 유리할 것"이라며 "생성 AI 수익화 혹은 톡비즈 반등이 시장 기대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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