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 동해서 합동 훈련…“한·미·일 협력 강화 겨냥”
중국과 러시아가 동해 중부 해역에서 해·공군 합동훈련을 실시한다. 이번 훈련은 한·미·일 안보 협력 강화에 대한 대응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인민해방군 기관지 해방군보는 ‘북부·연합-2023’ 훈련에 참가하는 중국 측 해상 편대가 지난 15일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의 한 군항에서 훈련 예정 해역으로 출항했다고 16일 보도했다. 해방군보는 이날 출항한 해상 편대는 052D형 미사일 구축함인 구이양함과 치치하얼함, 054A형 호위함인 좌오좡함과 르자오함, 4대의 함재 헬기를 실은 2만3000톤급 종합보급함 타이후함 등 5척의 함정으로 구성됐다고 전했다. 인민해방군 북부전구의 공군 부대에서도 이날 북부·연합-2023 훈련 출정식이 열렸다. 공군은 이번 훈련에 대형 수송기인 Y-20과 KJ-500 조기경보기, J-16 전투기 등 군용기 20대를 1차 파견했다.
중국 국방부는 이에 앞서 중·러 양국군의 연간 협력 계획에 따라 인민해방군 북부전구가 동해(중국 국방부 ‘일본해’ 표기) 중부에서 조직하는 북부·연합-2023 훈련에 러시아군이 해·공군 역량을 파견해 참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략적 해상 통로의 안전 수호’를 주제로 한 이번 훈련은 중·러 양국군의 전략적 협력 수준을 높이고 지역의 평화·안정을 함께 유지하며 각종 안보 도전에 대처하는 능력을 강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정확한 훈련 일정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중국군 해상 편대가 훈련 예정 해역에 도착하면 러시아 참가 병력과 함께 연합군사 훈련이 실시되고, 공군 병력도 여러 차례의 적응 비행 훈련과 협동 훈련을 조직할 것이라고 해방군보는 전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 군사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이번 합동훈련이 한·미·일 안보 협력 강화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실시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만을 둘러싼 중국과의 충돌 가능성에 대비해 한국, 일본과 협력을 강화하는 미국의 움직임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인민해방군 출신 군사전문가 쑹중핑(宋忠平)은 “국방부가 언급한 전략적 해상 통로에는 미국과 동맹국이 중·러의 서태평양 접근을 차단하는 핵심 거점이 될 수 있는 대한해협(쓰시마해협)과 소야해협, 쓰가루해협 등 일본 근처 세 개의 해협이 포함돼 있다”며 “잠재적 위험의 장벽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중·러가 정기적으로 훈련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저우천밍(周晨鳴) 위안왕군사과학기술원 연구원은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를 고립시키기 위해 한국, 일본 뿐 아니라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다른 동맹·파트너와도 협력하고 있다”면서 “중국과 러시아의 고립은 양국군이 더 많은 합동 군사훈련을 하게 만들 뿐”이라고 지적했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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