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금인상’ 서울 대중교통, 4조7000억원 투입해 안전·서비스 개선

올해 하반기 대중교통 요금 인상을 결정한 서울시가 지하철·시내버스 안전과 서비스 개선을 위해 2026년까지 4조7000억원을 투입한다고 16일 밝혔다. 요금 인상분이 시민의 이용 편의로 이어질 수 있도록 안전 환경·서비스를 대폭 개선한다는 취지다.

시는 이달 12일 물가대책위원회를 열고 10월부터 지하철 요금은 150원, 다음달부터 시내버스 요금은 300원 인상하기로 했다.

서울시 교통요금 조정 물가대책위원회가 대중교통 요금 인상을 결정한 지난 12일 지하철 1호선 종각역에서 시민들이 개찰구를 통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선 고강도의 경영합리화를 실시한다. 2023년부터 4년간 지하철은 8801억원, 시내버스는 3756억원 규모의 자구노력을 마련해 시설·서비스 개선 투자로 이어지게 한다는 계획이다.

지하철은 근무제도 개선을 통해 연간 336억원 규모의 인력 효율화를 시행하고 임대·광고, 기타 수익으로 연간 수입이 67억원 증대될 수 있도록 한다. 비핵심 자산은 매각해 1200억원을 확보하고, 발주 일원화와 운영비 절감으로 연간 598억원을 절감한다.

시내버스는 광고와 정류소 병기 명칭 유상 판매, 차량 매각 등으로 연간 673억원의 수입을 증대한다. 또한 표준운송원가구조 합리화, 물품 공동구매, 연료비 감축 등으로 연간 266억원을 절감한다.

요금 인상과 경영합리화를 통해 확보한 수입은 지하철과 버스 이용환경을 개선하는 데 쓴다. 쾌적하고 안전한 지하철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2026년까지 약 4조1588억원을 투입한다. 지하철 노후 시설 교체가 시급한 만큼 2026년까지 신규 전동차 1176칸을 도입하고, 신규 도입하는 전동차는 미세먼지·소음 저감장치, 안내표시기 등을 갖추도록 한다.

승강 설비, 개집표기 등 노후화된 이용 시설도 개선한다. 승객 안전과 직결되는 승강기는 교체 주기가 도래하기 전 시설 교체와 개량을 추진한다. 1∼4호선 교통공사 운영구간 중 승객이 직접 문을 열어야 하는 수동 방식 개집표기는 자동으로 문이 열리는 플랩형 개집표기로 바꾼다.

전동차 객실에는 고화질 폐쇄회로(CC)TV를 갖춘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해 2026년까지 100% 설치를 완료할 예정이다.

교통약자의 이용 편의를 증진할 수 있도록 신규 시설 설치와 환경 정비도 시행한다. 청각장애인이 객실 안내방송을 들을 때 청취력 향상에 도움을 주는 ‘히어링 루프’ 시스템을 신규 전동차 도입 시 설치하고 임산부석 좌석 폭을 확대한다. 교통약자가 지상에서 지하철 승강장까지 타인의 도움 없이 엘리베이터로 이동할 수 있는 ‘1역사 1동선’은 내년까지 100% 확보한다. 

시내버스는 2026년까지 약 5614억원을 투입해 신규 시설을 도입하고 편의 시설을 설치한다. 친환경 버스를 3888대 확대하며, 이 중 마을버스도 593대 포함된다. 아울러 시내버스 이용 대기 공간인 승차대를 추가로 설치하고 버스정보단말기(BIT)를 마을버스 정류소까지 확대한다.

다음 달부터는 서울에 거주하는 만 6세 이상 장애인을 대상으로 월 5만원 한도 내에서 서울버스와 연계된 경기·인천 버스의 환승요금 지원한다.

윤종장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서울 대중교통 서비스 수준을 더욱 끌어올릴 수 있도록 안전시설 강화, 첨단 기술 도입, 창의적인 정책 도입에 적극 나설 것”이라며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이 현장에서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단계별 정책을 속도감 있게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이규희 기자 lk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