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버스도 빨려 들어갔다"…오송 지하차도 '차량 통제' 없었나
[앵커]
이번 청주 오송 지하차도 사고처럼, 운전 중에 갑자기 물이 차오를 때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요?
[기자]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 건 큰 비가 내릴 때는 차량 운행을 피하시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이번 청주 지하차도 사고의 경우, 큰 버스조차 지하차도로 그대로 빨려들어갔다는 생존자의 증언이 전해지고 있는데요.
이렇게 갑자기 물이 차오르면, 대응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만일 부득이하게 운전을 하다가, 큰 비를 만나 차량 안에 물이 차오르기 시작한다면 일단 차량을 버리고 나와야 합니다.
차 밖으로도 물이 차올라, 차문이 열리지 않을 경우엔 비상용 망치로 창문을 깨야 합니다.
망치가 없다면, 운전석 헤드를 이용해도 됩니다.
[앵커]
수압차 때문에 문이 열리지 않을 경우, 차량 안팎의 물 높이가 좁혀질 때까지 물이 차오르길 기다려라라는 이야기도 있던데요?
[기자]
차문이 수압차로 열리지 않는다면, 일단 창문을 깨고 나오는 게 우선입니다.
차량 밖 수위가 천천이 높아지는 상황이라면 모르겠지만, 이번 청주 지하차도 사고처럼 갑자기 수위가 높아지면 탈출할 기회를 놓칠 수도 있습니다.
[앵커]
지하차도가 침수돼,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20년 장마 때도 소중한 생명을 앗아간 지하차도 침수 사고가 있었습니다.
당시 부산의 초량 제1 지하차도가 시간당 최대 80mm의 폭우로 물에 잠겼었는데요.
3명이 수마에 휩쓸려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 사고로 침수 대비 매뉴얼에 따라 차랑 통제를 제때 못했던 관련 공무원 11명이 재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앵커]
앞서 전문가와 얘기 나눠봤지만 침수 위험지역에 있는 지하차도는 빨리 파악을 해서 차량 통제를 하는게 가장 최우선이다라고 말을 하는데, 혹시 이번 사고 같은 경우에는 차량 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라는 지적도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보통 폭우 등 예보 경보가 발령되면, 관계 당국에서 모니터링을 합니다.
그 과정에서 물이 찬다면, 자동 배수 펌프가 일단 작동을 하고, 펌프로도 해결이 안 될 경우 차량 통제에 들어가게 되는데요.
경찰의 설명에 따르면, 차량 통제까진 필요하지 않은 상황에서 갑자기 제방이 무너지며 물이 급격하게 차올라서 사고가 발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자동 펌프가 작동을 했다면, 그래도 물이 차오르는 조금이나마 늦출 수 있었을 것 같은데, 펌프가 역할을 못한 건가요?
[기자]
자동 펌프의 작동 원리부터 설명을 드려야 할 거 같은데요.
지하차도 안에 물이 특정 수위까지 차오르면, 센서가 이를 감지해서 펌프가 작동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번 청주 지하차도 사고의 경우에는 물이 갑자기 들어차면서 센서가 작동할 시간이 없었다는 게 경찰 당국의 설명입니다.
더욱이, 펌핑실 배전반 자체가 지하차도 안쪽에 위치하고 있어서 안에 물이 차게 되면 작동이 불가능하게 됩니다.
[앵커]
펌핑실 배전반을 지상에 만들어 놨어야 하지 않나 싶은데요.
[기자]
그래서 최근에는 펌핑실 배전반을 지상으로 빼는 곳도 있다고 하는데요.
다만, 경찰은 이번 청주 사고의 경우 지하차도는 물론 육상까지 매몰됐기 때문에 지상에 배전반이 설치돼 있었더라도 자동펌프가 제역할을 하지 못했을 거란 설명을 내놨습니다.
[앵커]
부산 초량 지하차도의 경우, 사고 이후 개선 작업이 좀 이뤄졌나요?
[기자]
부산 초량 지하차도 사고의 경우 자동 펌프가 작동은 했지만, 배수시설의 용량이 부족해 결국 침수로 이어졌었는데요.
당시 관계 당국은 저류시설을 크게 늘리겠다는 대책을 내놨었습니다.
기본 용량 보다 20배 큰 저류시설을 마련하겠다는 건데요.
문제는 아직 공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2025년 이후에나 관련 공사가 시작될 걸로 보입니다.
[앵커]
곳곳에서 산사태로 인한 인명 피해도 이어지고 있는데요. 산사태는 어떻게 대처해 합니까?
[기자]
전문가들 사이에선 "지금 이 정도의 비가 오고 나면, 우리나라 산 어디든지 무너지더라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란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머무는 가옥이 비탈면 주변에 위치해 있고, 최근 집중호우가 내렸다면 일단 마을회관과 같은 안전한 곳으로 거처를 옮기시는 게 좋습니다.
집 주변에서 물이 솟아 오른다던가, 바람이 불지 않는데 산울림이 들리거나 나무가 바스락거린다면 피하라, 이런 산사태 전 징후들이 있긴 한데요.
이를 미리 알고, 대처하긴 사실 어렵습니다.
[앵커]
비가 좀 내렸다고 산사태까지 발생할까,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은데요.
[기자]
안전 문제는 조금 과하게 대응하는 게 맞다고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설마하는 생각이, 소중한 인명을 앗아갈 수 있습니다.
실제로 지반이 약한 곳에 지속적인 폭우가 쏟아졌다면 10시간 이내에 대피를 해야합니다.
JTBC가 앞서 국립재난안전연구원과 관련 실험을 진행했었는데요.
시간당 50mm의 비가 경사 35도의 비탈면에 지속적으로 내린다고 가정을 했습니다.
5시간이 지나자 흙이 흘러내리기 시작했고요, 11시간이 넘어가자 그대로 무너져 내렸습니다.
산사태 취약 지역 주민들은 비가 퍼붓기 시작한 지 10시간 안에는 대피해야 한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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