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의사 아들, 퇴근 때 30분씩 전화했는데”…오송 지하차도의 눈물

청주/조재현 기자 2023. 7. 16.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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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1시 44분 현재 사망자 9명
도보 수색 본격 시작
실종자 가족들 “지하차도 통제 안 한 것, 이해 안 돼”
미호천 제방 유실로 침수된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 소방당국이 16일 구조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뉴스1

충청 지역의 집중호우로 침수된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 16일 실종자 수색과 구조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소방 당국은 “오후 6시 기준 422명의 인력과 67대의 장비를 동원해 80%의 배수 작업을 완료했다”면서도 “실종자 수색 과정에서 배수관에 진흙이 다량 유입돼 배수 작업에 어려움이 크다”고 밝혔다.

16일 오후 1시 44분까지 발견된 희생자는 총 9명이다. 오후 12시 3분에 71세 여성 희생자 1명, 오후 1시 44분에 76세 여성 희생자 1명이 추가로 발견되면서다.

16일 오전 9시쯤 궁평2지하차도 사고 현장 앞에는 소방과 경찰, 보건소, 시청 관계자들이 지휘소에서 현장 상황을 종합하고 있었다. 지하차도로 들어가는 길목에는 구급차와 군 수송차량, 경찰 버스 등이 세워져 있었다. 현장에서는 희생자가 나올 때마다 구급차가 사이렌을 울리며 밖으로 나왔다.

사고가 발생한 지하차도 주변에는 배수펌프 2대가 설치돼 지하차도 안에 가득 차 있던 흙탕물을 밖으로 뿜어내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배수펌프에서 나온 흙탕물이 하늘로 솟구치는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소방 당국은 “지하차도 양 끝에서 1분에 총 8만톤에 달하는 물을 밖으로 내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16일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 들어찬 물을 빼내는 배수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배수 펌프를 통해 흙탕물이 솟구치는 모습. /조재현 기자

이곳에서는 뜬눈으로 전날 밤을 지새우며 실종자의 소식을 기다리던 가족들도 찾을 수 있었다. 이들은 물에 잠긴 지하차도를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큰아들 A(47)씨와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는 아버지 B(75)씨는 사고 소식을 듣고 15일 오후 3시쯤 현장을 찾아 밤새 이곳을 지켰다고 한다. B씨는 “오창읍에서 치과병원 의사로 일하던 아들이 세종에서 출근하던 길에 사고를 당한 것 같다”며 “평소 엄마한테 이틀에 한 번, 30분씩이나 전화를 하던 착한 아들인데 그저께(14일) 저녁 퇴근하며 전화한 게 결국 마지막 연락이었다”고 했다.

A씨에게는 올해 대학에 입학한 쌍둥이 딸 2명과 초등학교 3학년 막내 아들이 있었는데, A씨가 생계를 전부 책임지고 있었다고 한다. 아버지 B씨는 “물막이 작업을 서둘렀다면 이런 날벼락 같은 사고는 없었을 것”이라며 “이렇게 비가 오는데 지하차도를 미리 통제하지 않은 것도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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