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에 없어서 짜증나” 한국식 핫도그에 푹빠진 미국인들

김자아 기자 2023. 7. 16.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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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키 파울러가 지난해 10월 미국 사우스 캐롤라이나 콩가리 골프 클럽에서 열린 '더CJ컵' 개막 전 한국 음식, 문화 체험 행사에서 감자 핫도그를 맛보고 있다. /더CJ컵 제공

K팝 등 한류 열풍을 타고 미국 대도시를 중심으로 시작된 한국식 핫도그의 인기가 미국 전역으로 퍼져나가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미국 NBC방송은 14일(현지시각) 미국에서 ‘콘도그’(corn dog)라고 불리는 한국식 핫도그가 K팝, K드라마, K뷰티, K푸드 등의 열풍에 힘입어 그 인기가 뉴욕과 로스앤젤레스(LA)와 같은 대도시를 넘어 미국 중서부와 남부까지 확산하고 있다며 한국식 핫도그의 인기 배경에 대해 조명했다.

미국에서 한국식 핫도그가 유행하기 시작한 건 2021년부터였다. 그해 틱톡과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미디어(SNS)에는 뉴욕 등 대도시의 한국식 핫도그 가게 앞에서 줄을 서서 기다려 핫도그를 사 먹는 현지인들의 모습이 자주 공유됐다.

지금은 뉴욕과 LA 등 중심지에서의 대규모 유행은 주춤해졌지만 오히려 한국식 핫도그의 유행은 미국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한국식 핫도그 프랜차이즈가 아칸소, 캔자스, 텍사스, 미주리주와 같은 미국 중심부로 진출하면서 세를 넓힌 것이다.

/게티 이미지 뱅크

매체는 옥수수가루가 들어가는 미국의 콘도그와 달리 한국식 핫도그가 밀가루나 쌀가루 반죽을 사용해 쫄깃한 식감을 내고 소시지, 모차렐라 치즈 또는 어묵 등을 통째로 넣거나 반반씩 섞어 다양한 맛을 낸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 한국식 핫도그가 만들어진 유래도 설명했다. 매체에 따르면 1970년대 저소득 국가이던 한국에선 소고기나 돼지고기 등 육류를 구하기 어려웠고, 한국인들이 어묵과 밀가루를 섞어 핫도그를 만들었다.

특히 6·25전쟁 이후 미군이 한국에 주둔하면서 햄과 소시지 등 가공육이 식재료로 사용되기 시작했고, 이중 소시지가 핫도그 안에 들어갈 수 있었다고 매체는 전했다.

이주연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교수는 “한국에서는 핫도그가 옛날 음식으로 잊혀지다가 10년 전쯤 향수를 자극하는 마케팅을 통해 부활했다”며 “지금은 수많은 핫도그 프랜차이즈가 생기고 주요 식품 기업들이 포장 핫도그를 생산해 수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지 식품 업계 관계자들은 소셜미디어에서 유행하는 음식의 종류가 빠르게 변하지만 한국식 핫도그의 인기는 앞으로도 상당 기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소도시에서 유행이 계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캔자스주에서 가족과 함께 한국식 핫도그 체인점을 운영하는 데이비드 안은 “대도시 핫도그 가게는 한국인 고객이 대부분이지만 우리는 백인과 흑인 고객을 겨냥하고 있고 한국인 고객은 거의 없다”며 “K팝 덕분에 라틴계, 백인, 흑인 등 젊은 층이 핫도그에 관심을 많이 갖는다”고 말했다.

아시아 식품 유통업체를 운영하는 로빈 리는 “한국 음식은 미국의 백인뿐만 아니라 다른 인종에게도 인기를 끌고 있다”라며 “그들이 한국 음악을 듣고 드라마를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 거주하는 30대 A씨는 “최근 테일러 스위프트 콘서트를 보러 캔자스시티에 갔다가 한국식 핫도그를 사먹었다. 정말 맛있었다”며 “우리 동네에 한국식 핫도그 가게가 없다는 게 매우 짜증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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