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라밸이요? 그게 뭐죠?”…한국 주52시간 근무에도 여전히 ‘꼴찌’ 왜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r2ver@mk.co.kr) 2023. 7. 16.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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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고서
시간주권, 한국 최하위 수준
年 근로 1601시간으로 최장
[사진 출처 = 연합뉴스]
한국인이 일과 생활의 균형을 뜻하는 워라밸(워크 앤 라이프 밸런스)을 보장받는 수준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최하위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긴 근무시간과 높은 업무강도에 워라밸을 보장받는 것이 어려운 분위기다.

16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학술지 보건사회연구에 실린 ‘일-생활 균형시간 보장의 유형화’에 따르면 OECD에 가입된 국가의 노동시간과 가족시간에 대한 주권 수준을 평가한 결과 한국은 가장 낮은 그룹에 들었다.

시간주권이란 개인이 자유롭게 시간 배분을 할 수 있는 권리와 능력을 의미한다. 시간주권이 보장돼야 일과 생활이라는 두 영역에 시간을 적절하게 투입할 수 있는 상태다. 즉 워라밸이 얼마나 보장되는지를 알 수 있는 것이다.

연구진은 시간주권 수준을 노동시간은 ▲근로시간 ▲고용률과 맞벌이 수준 ▲소득 ▲보육 환경 등을 통해 점수화했다. 가족시간은 ▲휴가 기간 ▲휴가 사용률 ▲휴가의 소득 대체율 ▲모성·부성 관련 휴가 법적 보장 등으로 점수화했다.

한국은 두 영역 중 노동시간의 주권 수준이 1점 만점 중 0.11점으로 꼴찌에서 3번째였다. 조사대상인 OECD 가입국가 31개국 중 한국보다 낮은 국가는 그리스(0.02점)와 체코(0.09점) 뿐이었다.

한국 근로자의 연간 근로시간은 1601시간으로 조사대상 중 가장 길었다. 25~54세 전일제 근로자 1주일간 평균 일하는 시간도 41시간으로 최하위였다. 주당 48시간을 초과하는 장시간 근로자 비율(18.9%)도 조사국가 평균인 7.4%의 2배를 웃돌면서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했다. 남성과 여성의 임금 격차도 31.1%포인트로 평균(11.5%포인트)의 3배에 육박해 가장 높았다.

가족시간 영역에서도 0.37점으로 31개국 중 20번째를 기록해 하위권이었다. 휴가 길이(0.93점) 점수는 높았지만 휴가 사용률(0.18점) 지표가 뒤에서 4번째였다. 에스토니아(0.96점), 스웨덴(0.95점) 등이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0.05점), 호주(0.10점), 뉴질랜드(0.12점), 그리스(0.13점) 등이 한국보다 낮았고, 이탈리아(0.35점)와 스위스(0.34점)가 한국과 비슷했다.

한국인 노동자의 하루 평균 여가시간은 258분으로 31개국 중 포르투갈(241분), 리투아니아(247분)를 제외하고 가장 낮은 등수에 머물렀다. 가장 긴 노르웨이(368분)와 비교하면 2시간 가까이(110분) 적다.

이를 종합하면 일 시간과 가족시간 등 두 영역에서 모두 점수가 높은 1그룹에는 노르웨이, 스웨덴, 네덜란드 등 10개국이 일 시간 영역은 높지만 가족시간 영역은 낮은 2그룹에는 에스토니아, 폴란드 등 6개국이, 일 시간 영역은 낮지만 가족시간 영역은 높은 3그룹에는 덴마크, 아이슬란드 등 6개국이, 두 영역 모두 낮은 4그룹에는 한국 등이 속하게 됐다.

노혜진 강서대 사회복지학과 조교수는 “한국이 속한 4그룹은 노동시간은 과도하고 가족시간이 짧아서 일과 생활 균형 시간을 보장하는 수준이 낮은 국가”라며 “한국은 작년 합계출산율이 0.78명으로 보고될 정도로 일과 가족을 양립하기 어려워 출산율이 낮은 국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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