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페디 여권 태우기' 퍼포먼스, 닮은꼴 남동생 아이디어였다... '페디 아빠', '페디 엄마' 티셔츠 맞추고 응원 [★비하인드]

양정웅 기자 2023. 7. 16.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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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양정웅 기자]
NC 에릭 페디의 가족이 15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 올스타전을 앞두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페디의 부친 스캇, 페디, 모친 칼라, 할머니 도로시, 남동생 케빈, 여동생 맥케일라. /사진=양정웅 기자
NC 에릭 페디가 15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 올스타전에 출전, 허리 숙여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전반기 KBO 리그 최고의 투수라고 할 수 있는 에릭 페디(30·NC 다이노스)가 한국을 방문한 가족들과 즐거운 올스타전을 보냈다.

페디는 올 시즌 전반기 15경기에 등판, 12승 2패 평균자책점 1.71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다승과 평균자책점에서 1위를 달리고 있고, 탈삼진(109개)은 1위 안우진(키움, 130개) 다음 가는 수치를 기록 중이다. 이런 활약 속에 페디는 당당히 올스타에 선정됐다.

지난 15일, 2023 KBO 리그 올스타전이 개최된 부산 사직야구장에는 똑같은 디자인의 티셔츠를 입은 4명의 외국인이 찾아왔다. 이 티셔츠에는 '페디 아빠 스캇', '페디 엄마 칼라' 등이 적혀 이목을 끌었다. 이들은 바로 페디의 가족들이었다.

이날 사직구장에는 페디의 부친 스캇 페디와 모친 칼라 페디, 조모 도로시와 남동생 케빈, 여동생 맥케일라가 방문했다. 이들은 페디의 통역이 사비로 맞춰준 티를 입고 나왔다. 페디의 통역은 "선수와 통역 관계를 떠나 친구 같은 마음으로 하게 됐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들은 지난 3일(어머니, 남동생, 여동생)과 9일(아버지, 할머니)에 입국, 페디의 최근 두 차례 등판(5일 고척 키움전, 12일 창원 롯데전)을 지켜봤다고 한다. 페디의 부모는 입을 모아 "창원시민들이 페디를 너무나 사랑해주는 게 느껴지기도 하고, 한국에만 있는 응원문화가 너무 새롭고 경기를 보는 재미가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NC 에릭 페디의 가족이 15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 올스타전을 앞두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페디의 부친 스캇, 모친 칼라, 할머니 도로시, 남동생 케빈, 여동생 맥케일라. /사진=양정웅 기자
이어 가족들은 축제의 장인 올스타전까지 찾아와 페디를 응원했다.할머니 도로시는 페디의 올스타전 출전에 대해 "손자를 보러 오는 재미가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며 소감을 남겼다. 아버지도 "당연히 긴장되는 건 맞지만, 페디가 올라와 잘만 던진다면 너무나 행복할 것 같다"며 기대를 드러냈다.

아버지 스캇은 페디의 야구 선생님이었다. 페디가 어린 시절 부친에게 야구를 배우고 투구 그립도 함께 배웠다고 한다. 스캇은 "페디가 고등학교를 갈 때까지만 해도 동생(케빈)과 함께 야구를 같이 했었다. 그러면서 그립을 알려주게 됐고, 이후로는 고교 코치들에게 자리를 내주게 됐다"고 말했다.

43년 동안 라스베이거스 공군 소방관으로 일했던 스캇은 한국을 방문해 경남 창원시 마산소방서를 찾아 소방 기념 티셔츠와 기념 패치를 선물했다. 스캇은 "소방관으로 오랜 기간 직업을 유지했었기 때문이다"며 방문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가서 선물을 주기도 했지만 선물을 오히려 더 받고 온 느낌이다"고 말하며 당시 마산소방서로부터 받은 119 배지를 자랑했다. 공군 출신 답게 이날 공군 블랙이글스의 에어쇼가 기상 상황 때문에 취소됐다는 소식을 듣자 "너무 아쉬운 일이다"고 말했다.

NC 에릭 페디의 부친인 스캇 페디(왼쪽)가 지난 13일 마산소방서를 찾아 이선장 서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NC 페디의 부친 스캇 페디가 마산소방서로부터 받은 119 배지. /사진=양정웅 기자
남동생 케빈은 페디와 똑 닮은 얼굴을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에서도 페디의 가족이라는 걸 알아챈 팬들이 있었다고 한다. 케빈은 "이전에도 사실 많이 들어서 너무 재밌다. 다른 나라에 와서 닮았다고 느낄 수 있다는 게 신기하다"고 말했다. 형의 활약에 대해서도 "한국에 온 지 얼마 안 되긴 했지만 그 사랑을 몸소 체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올스타전에서 나온 화제의 퍼포먼스인 '여권 태우기'도 케빈의 아이디어였다. 페디는 경기 후 "팬들이 이전부터 여권을 태워달라고 많이 이야기를 해서 '진짜 이렇게 한번 태워보자' 해서 오늘 태우게 됐다"고 전했다. 동생이 잊지 못할 장면을 만들어 낸 것이다.

가족들은 페디가 한국에서 어떤 선수로 기억됐으면 할까. 아버지는 "아들로서 너무나도 대견스럽고 창원시민들에게 사랑을 받는 만큼 더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좋은 피칭 이어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NC 에릭 페디가 15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 올스타전에 서 6회 초 투구하고 있다.
가족들의 바람이 통했을까. 이날 페디는 6회 초 나눔 올스타의 6번째 투수로 등판해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첫 타자 정수빈(두산)에게 우익수 방향 안타를 맞았으나 강민호(삼성)를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냈다. 이어 이유찬(두산)의 안타로 득점권 위기를 맞이한 그는 5번 전준우(롯데)를 병살로 잡아내며 한국에서의 첫 올스타전 등판을 마무리했다.

경기 후 페디는 "가족들이 와서 더 힘이 나고 이렇게 또 언급해 줘서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경기 다음날 팀은 훈련일이지만 페디는 휴식일을 부여받았는데,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예고했다.

페디는 "팬들이 이렇게 많이 사랑해 주시는 만큼 여기서 지내는 것도 너무 행복하다"고 말하며 한국에서의 생활에 만족을 드러냈다.

NC 에릭 페디가 15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 올스타전에 서 6회 초 투구하고 있다.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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