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지난해 수해에 대비했지만 송구···윤 대통령 귀국길 화상회의할 것”

문광호 기자 2023. 7. 16.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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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호우에 침수된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 16일 실종자 수색과 배수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 지하차도에는 차량 15대가 고립되고 7명이 사망했다. 성동훈 기자

국민의힘이 16일 지난 9일부터 내린 집중호우로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것과 관련해 지난해 수해에도 대비가 완벽하지 못했던 점을 사과하며 이후 대응에 더욱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충북 괴산군 등 피해 현장을 점검하고 특별재난지역이 선포될 수 있도록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순방 중인 윤석열 대통령의 대응에 대해서는 “귀국길 화상회의를 소집할 것”이라며 소식을 전했다. 정쟁을 자제하고 피해 대책 마련에 당력을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방미 후 귀국길에 오른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본국의 폭우 피해 소식으로 마음이 무겁다”며 “작년 여름 물폭탄 수해 이후 많은 분들께서 대비를 해온 것으로 알고 있지만 막대한 피해를 좀 더 철저히 막을 수 없었던 점 매우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 및 지자체 등 관계당국의 모든 분들께서는 추가피해 예방과 피해 복구에 필요한 조치를 신속히 취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김 대표는 “최대한 빠른 항공편을 수소문해 비행기를 타려고 지금 LA공항에 도착했다”며 “귀국하는 대로 보다 상세한 상황을 파악해 최대한 신속하고 충분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의회외교 차원에서 지난 10일 미국으로 출국한 김 대표는 이날 오후 귀국한다.

국민의힘은 지난 10일부터 해외 순방 중인 윤석열 대통령의 대응 상황도 전했다. 윤희석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치고 폴란드 바르샤바로 돌아오는 열차 안에서 집중 호우 관련 긴급 상황 점검회의를 열었다”며 “귀국길에는 한덕수 총리와 관계 장관들이 참석하는 중대본 화상회의를 소집해 피해와 대응 상황 등을 보고받을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댐이 넘쳐 주민들이 대피한 충북 괴산군을 찾아 하문교와 조곡교 인근을 도보로 이동하며 농장과 축사 등 마을 곳곳을 1시간가량 둘러봤다. 송인헌 괴산군수는 “어제까지만 해도 강물이 하문교 위까지 올랐고 아랫동네인 하문마을이 잠겼는데 지금은 안정된 상황”이라며 “괴산을 신속히 재난특별지역으로 선포해달라”고 요청했다. 윤 원내대표는 “당연한 말”이라며 “괴산댐을 앞으로 어떻게 안전하게 운영할지 고민하고 정부 차원에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올해 콩밭 농사는 다 끝났다” “시동생 집이 죽방 밑인데 집이 홀랑 떠내려갔다”고 전했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경북도청을 방문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현장은 훨씬 피해가 심각하다는 걸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며 “우리나라도 기후변화시대를 맞이해 종전에 예상할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난 큰 재난들이 앞으로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해 앞으로 정부 차원에서 대응을 준비해야겠다”고 말했다. 특별재난지역에 대해서도 “당연히 신속하게 정부에서 피해 상황을 파악해서 재난지역선포를 비롯한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오는 17일 예정된 국토교통위원회 등 상임위원회를 순연하기로 했다.

국민의힘 정치인들도 지역의 피해 상황을 전했다. 충남 공주·부여·청양 지역구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SNS에서 “전례 없는 대홍수”라며 “민관군이 합심해 인명구조 피해 최소화에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북 고령·성주·칠곡 정희용 의원은 “국민의힘 재해대책위원장으로서 괴산댐 월류에 주민 긴급대피가 이뤄진 충북 괴산군과 인명피해가 발생한 경북 예천군의 수해현장과 군청 상황실을 찾아 현황을 청취했다”고 했다. 부산 사상구 장제원 의원은 “이번 집중호우에 구민 한 분이 실종되는 일이 발생해 참담하다”고 전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충북 오송에서 범람한 하천 옆 지하 차도의 참사에 할 말을 잃었다. 예천, 영주 등 경북 북부의 산사태로 인한 인명피해도 가슴이 아프다”며 “비 예보가 계속되는데 더 이상의 인명 피해가 없도록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모두 철저히 대비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6시 기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호우 상황대처 보고에 따르면 지난 9일부터 내린 집중호우로 지금까지 26명이 사망(세종1, 충북4, 충남4, 경북17)하고, 10명이 실종(부산1, 경북9)된 것으로 나타났다. 부상자는 13명(경기1, 충북5, 충남2, 전남1, 경북4)이 발생했다. 침수된 청주 궁평 지하차도 등에서 사망자가 잇따라 발견되고 있어 인명피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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