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수에서 변수·면담 자청’ 외인 에이스, 피안타율 0.349 녹슨 무기 변화로 부활절 맞이할까[SS포커스]
[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피칭 디자인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반기 마지막 날이었던 지난 13일. LG 염경엽 감독은 케이시 켈리(34)와 면담에 임했다. 켈리가 먼저 면담을 요청했고 염 감독은 이에 맞춰 전반기 켈리의 데이터를 준비했다. 전반기 아쉬운 부분이었던 볼 배합과 실투, 특정 구종의 유독 높은 피안타율 등을 데이터로 제시하며 켈리와 토론에 임했다.
답은 뚜렷했다. 지난 몇 년 동안 다채로운 볼배합으로 한국 무대를 정복했으나 올시즌에는 다양함이 독이 됐다. 타자들은 켈리의 볼 배합을 간파한 듯 장타를 터뜨렸다. 좌타자에 맞서 결정구로 활용했던 체인지업이 적시타로 연결됐다. 짝을 이루는 포심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의 실투가 부쩍 늘면서 각각 피안타율 0.330, 0.349를 기록했다(스탯티즈 참조). 지난해 두 구종의 피안타율은 각각 0.240, 0.179였다.
전반기 마지막 경기인 12일 대전 한화전에서도 그랬다. 1회초 2사 1, 2루에서 켈리는 문현빈과 9구 승부 끝에 2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헛스윙을 유도하려 했던 체인지업이 한가운데로 몰려 장타로 연결됐다. 지난달 11일 대전 한화전 1.2이닝 6실점의 악몽이 다시 다가오는 것 같았다.
악몽은 없었다. 볼배합의 변화를 꾀하며 7회까지 추가 실점하지 않았다. 2회부터 체인지업의 비율을 낮췄다. 포심과 투심, 그리고 컷패스트볼성 슬라이더를 활용해 빠르게 타자와 승부에 임했다. 결정구로 체인지업보다 커브를 활용한 것도 적중했다. 7이닝 2실점으로 임무를 완수했다.
염 감독은 켈리와 면담에 임하기 전 “2스트라이크 이후 체인지업의 피안타율이 가장 높으면서 헛스윙 확률은 가장 낮다. 결국 현재 켈리에게 체인지업은 결정구가 되지 못한다는 것”이라며 “이러한 데이터를 켈리에게 전달하며 논의하겠다. 피칭 디자인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바꿀지, 체인지업은 앞으로 어떻게 사용할지 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양함과 정교함을 앞세워 LG 역대 최고 외국인 투수로 자리매김한 켈리다. 다섯 가지 구종을 자유롭게 섞었고 타자들은 예측 불가능한 켈리의 볼배합에 혀를 내두르곤 했다. KT 이강철 감독은 “구종이 워낙 많다. 다섯 가지 중 세 가지는 결정구로 쓰여도 될 정도로 공의 움직임도 좋다”고 켈리를 평가한 바 있다.
그러나 쉬지 않고 쌓이는 경기 수와 이닝 수, 그리고 투구수가 상대 타자들과 상대 전력분석 파트에 익숙하게 다가왔다. 올시즌 전반기까지 KBO리그 통산 132경기 804.1이닝. 투구수는 1만2444개에 달한다.
누적된 데이터의 두께 만큼 장단점도 뚜렷해졌다. 자신도 모르는 습관이 상대에 노출됐을 수도 있다. 2022시즌 평균자책점 2.54, 작년까지 통산 평균자책점 2.89였던 그가 평균자책점 4.44로 올해 전반기를 마쳤다. 승리 아이콘에서 반등에 대한 기대와 또 무너질 수 있다는 불안함이 공존하는 투수로 전락했다.
3년 전에도 그랬다. 코로나19로 인해 개막이 5월로 미뤄지고 시즌 준비에도 차질을 겪었던 2020시즌. 켈리는 전반기 평균자책점 4.38로 고전했다. 하지만 후반기 평균자책점 2.57로 다시 상승곡선을 그렸다.
당해 8월부터 11월까지 정규시즌 마지막 13경기에서 모두 6이닝 이상을 던지며 11승 1패로 괴력을 발휘했다. 미국에서도 이루지 못한 완봉승도 한 차례 달성했다. 유난히 긴 머리와 수염이 에이스의 상징이 됐고, 팬들에게 ‘잠실 예수’라는 별명이 붙기 시작했다.
LG는 1997년 이후 26년 만에 전반기를 1위로 마쳤다. 부정할 수 없는 우승 적기다.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잠실 예수의 부활이 필요하다. 사령탑과 구단은 대체 외국인투수 영입 가능성을 일축한 채 그의 부활을 믿고 있다. 염 감독은 지난 13일 오후 “후반기에 기대를 하고 있다”며 켈리와 마주 앉았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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