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비닐하우스 3000동 침수 “호남평야가 잠겼다”…전북 나흘간 500㎜ 물 폭탄 피해 속출
전북지역에 나흘간 최대 500㎜ 폭우가 내리면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익산에서는 한 마을에서만 비닐하우스 3000동이 침수되는 등 호남평야가 물에 잠겼다.
16일 전북도에 따르면 지난 13일부터 지역 곳곳에 집중호우가 이어지면서 침수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3일부터 이날 오전 8시까지 누적강수량은 익산 함라 498.5㎜, 군산 478.6㎜, 완주 372.6㎜, 김제 심포 328.5㎜를 기록했다.
또 전주 313.5㎜, 부안 위도 306.0㎜, 진안 주천 302.5㎜, 장수 299.2㎜, 임실 신덕 290.5㎜, 정읍 내장산 283.5㎜, 순창 복흥 279.5㎜, 고창 심원 253.0㎜, 무주 덕유산 220.5㎜, 남원 뱀사골 198.0㎜ 등을 기록하고 있다.
가장 피해가 큰 익산에서는 시설 하우스 13ha가 침수됐다. 오이와 애호박·상추 등을 재배하는 망성면에서만 비닐하우스 3000여 동이 폭우로 지붕만 남겨 놓은 채 물에 잠겼다. 이 밖에도 군산 7.1ha, 완주 5ha의 하우스가 침수됐다.
농작물 침수 피해 면적도 1만1854㏊로 급격히 늘어나는 등 피해 규모는 시간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인명 피해도 발생했다. 익산시 웅포면에서 60대 남성 A씨가 농수로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A씨가 배수 문제로 다른 주민과 통화한 기록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 중이다.
하천 범람이나 산사태 우려로 인한 주민대피도 이어졌다. 익산시는 용안면 석동배수장 인근 산북천 제방에서 붕괴 위험이 감지되자, 인근 10개 마을 372가구 주민 631명에게 대피 명령을 내렸다. 주민들은 인근 용안초등학교와 용안중학교에 마련된 임시 거처로 이동하고 있다.
전주에서도 47가구 76명, 군산 51가구 92명, 김제 72가구 93명, 진안 9가구 11명, 부안 9가구 13명도 대피 중이다. 전북에서는 군산·익산·무주·부안·완주·장수 등에서 14건의 산사태가 발생했다.
전북지역에는 당분간 폭우가 이어질 것으로 예보돼 추가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현재 전북지역 14개 시·군 모두에 호우경보가 발효된 상태다.
기상청은 오는 17일까지 전북지역에 50~150㎜, 많은 곳은 200㎜ 이상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전북도 관계자는 “폭우 지속에 따른 재해취약지역 예찰 강화와 피해 상황을 지속해서 모니터링 중”이라고 말했다.
김창효 선임기자 c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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