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석촌호수로 풍덩"…800명 모인 '롯데 아쿠아슬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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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전 6시.
이슬비가 내리는 이른 아침에도 불구하고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광장은 운동복을 입은 사람들로 가득했다.
대회 종목은 석촌호수 동호를 두 바퀴(1.5㎞) 도는 '오픈워터 수영'과 롯데월드타워를 1층부터 123층까지 오르는 '수직마라톤'으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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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경기 만족…석촌호수, 한강보다 깨끗하더라"
(서울=뉴스1) 이정후 기자 = "눈으로만 보던 석촌호수를 수영할 수 있다고 해서 참가했어요. 흔치 않은 기회잖아요. 123층을 오르는 수직마라톤이 어려울 것 같아 아파트 계단 오르기 연습도 했습니다."(2023 롯데 아쿠아슬론 참가자 한승수씨)
16일 오전 6시. 이슬비가 내리는 이른 아침에도 불구하고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광장은 운동복을 입은 사람들로 가득했다. 이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 열린 '2023 롯데 아쿠아슬론' 참가자들로 이번 대회에는 총 800명이 참가했다.
'롯데 아쿠아슬론'은 롯데가 송파구청과 함께 석촌호수 수질개선 활동을 진행하면서 마련한 대회다. 지난 첫 대회 당시 석촌호수 투명도는 0.6m에서 최대 2m까지 증가했고 수질도 3급수에서 2급수 이상으로 올랐다.
대회 종목은 석촌호수 동호를 두 바퀴(1.5㎞) 도는 '오픈워터 수영'과 롯데월드타워를 1층부터 123층까지 오르는 '수직마라톤'으로 구성됐다.
이른 아침이었지만 참가자 중에는 마산, 광주 등 전국 각 지역에서 온 사람들이 많았다.
직장동료와 함께 경상남도 마산에서 온 이동신씨(66·남)는 "새벽 1시에 고속버스를 타고 왔지만 컨디션이 괜찮다"며 "도심 속 호수를 수영하고 롯데월드타워를 오른다는 게 이색적이라 참가했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광주광역시에서 온 신연수씨(55·남)는 "작년 첫 대회에 참가했는데 수질은 한강보다 낫더라"며 "수직마라톤은 67층이 고비였는데 이번엔 수월하게 완주하는 게 목표"라고 의지를 다졌다.
본격적인 대회 시작을 앞두고 빗방울이 굵어지기 시작했지만 참가자들의 표정은 밝았다. 응원을 나온 가족과 연인들은 참가자들과 눈을 마주칠 때마다 "파이팅"을 외치며 격려했다.
경기가 열리는 석촌호수 동호에는 오전 7시부터 참가자들이 만든 긴 줄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중등부 경기가 대회의 첫 포문을 열었고 이어 철인 3종 동호인들의 경기가 카운트다운과 함께 시작됐다.
3명씩 5초 간격으로 릴레이 입수에 나선 선수들은 크게 심호흡을 한 뒤 힘차게 물로 뛰어들었다. 석촌호수 곳곳에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인력들이 곳곳에 배치됐다.
약 20분이 지나자 오픈워터 수영을 완주한 선수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완주자들은 수직마라톤을 위해 롯데월드타워로 향했다.
555m 높이의 롯데월드타워를 계단으로 오르며 결승선을 통과한 선수들은 두 팔을 들며 환호했다. 선수들의 얼굴에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지만 완주했다는 기쁨에 웃음꽃이 피기도 했다.
남성부 우승자 권민호씨(23·남)는 "(롯데월드타워를 오르면서) 10층 단위로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포기하지 않았다"며 "내년에도 스스로의 목표를 위해 한 번 더 참여하고 싶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번 대회 최고령 참가자 곽인수씨(72·남)는 "완주에 실패할 수도 있다는 걱정 때문에 긴장을 많이 했는데 (완주하게 돼) 말할 수 없이 벅차다"며 기뻐했다.
이어 "그동안 석촌호수가 깨끗하지 않을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직접 수영을 해보니 냄새도 나지 않고 아주 깨끗했다"며 "명품 대회를 열어줘서 감사하고 앞으로도 계속 참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대회는 남성부 권민호 선수가 42분35초, 여성부 김혜랑 선수가 49분27초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leej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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