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부터 식품살균까지 올바른 '락스' 활용법

권미란 2023. 7. 1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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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의 발견]청소·얼룩제거·식기살균 따라 희석비율 달라
액체형 산소계 표백제나 산성물질과 섞어서 사용 금지
[생활의 발견]은 우리의 삶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소재들을 다룹니다. 먹고 입고 거주하는 모든 것이 포함됩니다. 우리 곁에 늘 있지만 우리가 잘 몰랐던 사실들에 대해 그 뒷이야기들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보려 합니다. [생활의 발견]에 담긴 다양한 이야기들을 읽다 보면 여러분들은 어느새 인싸가 돼 있으실 겁니다. 재미있게 봐주세요. [편집자]

덥고 습한 여름은 곰팡이와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시기입니다. 락스는 곰팡이와 세균을 한 번에 잡을 수 있는 살균소독제인데요. 오늘은 락스 활용법을 다뤄보려고 합니다.

락스는 원래 미국의 클로락스(Clorox)라는 회사가 만든 차아염소산나트륨 수용액 이름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 들어오면서 락스로 불리게 된 것이죠. 국내에선 클로락스와 유한양행이 합작해 만든 유한클로락스의 제품인 '유한락스'가 락스의 대명사처럼 불리지만 LG생활건강, 애경, 생활공작소 등 다른 기업들에서도 차아염소산나트륨 수용액으로 만든 락스제품들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원래 차아염소산나트륨 수용액 원액은 산화력이 매우 강하고 독합니다. 그래서 시중의 락스 제품들은 가정에서 안전하게 쓸 수 있도록 원액을 희석한 상태로 팝니다. 이미 희석된 제품이어도 여전히 독성이 강하기 때문에 사용할 때는 물과 섞어 더 희석해 사용해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락스와 물을 희석하는 비율은 1대 100 정도인데 주방과 화장실 청소에는 200~500배, 의류 얼룩을 제거할 때에는 50배 정도로 희석하면 됩니다. 

주의할 점은 락스를 물에 희석했더라도 분사(스프레이) 형태로는 절대 사용해서는 안된다는 겁니다. 과거 가습기 살균제 사건처럼 락스 성분이 폐로 들어갈 경우 급성 폐손상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강한 산화력 때문에 분무기도 망가질 수 있고요. 또 뜨거운 물과 만나면 락스의 염소 기체가 분리되면서 인체에 유해한 물질이 배출될 수 있어 꼭 차가운 물에 희석하고 제거할 때에도 차가운 물로 씻어내야 합니다.

주방과 화장실의 곰팡이를 제거하기 위해 락스액을 사용했다면 청소가 끝난 뒤에는 반드시 락스액을 닦아내거나 물로 씻어내야 합니다. 락스 성분은 휘발돼서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죠. 제대로 제거하지 않을 경우 락스 성분이 유기물과 반응해 클로라민(수돗물 정화에 쓰이는 염소와 암모니아가 결합하면서 생성되는 화합물)이 발생해 폐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합니다. 

주방도구나 식기를 살균소독할 때는 물과 약 200~300배로 희석한 락스 희석액에 5분 동안 담가두면 되는데요. 도자기나 유리, 스테인레스 모두 가능하지만 락스의 산화력 때문에 부식될 수 있는 금속 식기와 변색될 수 있는 은으로 된 식기류에는 사용하지 않아야 합니다. 스테인레스 역시 부식 방지 처리가 돼 있긴 하지만 철이기 때문에 고농도나 장시간 노출될 경우 부식될 수 있습니다.

흰 옷을 표백하거나 의류 얼룩을 제거할 때에는 50배 희석액에 10~20분간 담가 두었다가 깨끗이 헹구면 됩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색깔이 있는 의류에는 사용하면 탈색되기 때문에 락스를 사용해서는 안 됩니다. 또 흰 옷이라도 염소계 표백제를 사용해도 되는 재질에만 사용해야 하고 모직, 나일론, 스판제품 등에는 사용하는 건 좋지 않습니다. 

이와 함께 삶을 수 없는 야채와 과일은 500배 희석해서 5분 동안 담가두면 살균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굳이 야채와 과일을 살균해야 하는지 의문이 드실 수도 있는데요. 식약처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부추와 케일 등을 씻은 후 실온에 12시간 보관했을 때 부추의 경우 식중독균인 병원성 대장균 수가 평균 2.7배, 케일에 존재하는 폐렴간균은 무려 7배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 바 있습니다. 락스 희석액에 5분간 담가둔 후에는 깨끗한 물로 3번 이상 헹궈주면 됩니다. 

야채와 과실 살균에 사용하는 락스는 식품첨가물로 허가받은 제품이어야 합니다. /사진=유한락스 홈페이지

여기서 또 하나 주의할 점은 야채와 과일 살균에 사용하는 락스는 식품첨가물로 허가받은 제품이어야 합니다. 유한락스의 경우 레귤러 제품이 식품첨가물로 허가를 받았고 후레쉬와 후로랄은 공업용 향료가 포함돼 있어 야채와 과일 소독에는 사용하면 안 됩니다.

아울러 락스를 사용할 때에는 환기는 필수이며 손이나 눈에 묻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또 희석할 때 물 이외의 물질, 특히 액체형 산소계 표백제나 산성물질과 섞으면 안 됩니다. 락스의 염소는 산성물질과 만나면 화학반응이 일어나 소금물이나 수산화나트륨이 되면서 세척력을 상실하게 되고 앞서 언급한 것처럼 유독한 염소 기체가 발생해 폐와 기관지 등 호흡기를 손상시킬 수 있습니다.

권미란 (rani19@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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