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전하는 진심…청소년 영화인 "기후 정의는 미래세대 권리"

조아서 기자 2023. 7. 16. 10:5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기후위기 경각심 일깨우는 작품 '내일의 내일·가을이 오면'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 '어린이 기후정의 비키숲' 조성
영화 '가을이 오면' 스틸컷.(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 제공)

(부산=뉴스1) 조아서 기자 = '1923년 최초 어린이 해방 선언'이 발표된지 100년이 지났다. 강도 높은 노동, 열약한 위생, 만연한 하대에 놀 권리, 배울 권리, 존중 받을 권리를 빼앗겼던 100년 전 아이들.

2023년 아이들은 얼마나 해방됐을까.

전문가들은 기성세대가 만들어온 지금의 환경이 아동·청소년의 발달권·생존권·보호권·참여권을 해치고 있으며, 이에 많은 청소년들이 위기감과 무력감을 느끼고 있다고 경고한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가 2022년 12월 발간한 '청소년이 주도하는 탄소중립 추진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청소년 2954명 중 82.7%는 ‘기후 변화가 현재 일어나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으며, 94.5%는 기후 변화에 대한 발생의 주요원인이 ‘인간의 활동’이라고 지적했다.

설문조사 외에도 청소년들이 기후위기의 심각성과 기후행동의 시급성에 공감하고 있다는 사실은 곳곳에서 드러난다. 기후 위기와 환경 이슈를 담은 영화만 봐도 알 수 있다.

16일까지 일주일간 펼쳐진 제18회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BIKY)에서 상영된 54개국 163편 중 기후위기·환경보호 메시지 담은 작품들이 다수 소개됐다.

영화 '내일의 내일' 스틸컷.(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 제공)

경쟁부문 '레디~액션! 15'에 오른 '내일의 내일'은 인간의 무지와 탐욕으로 제한된 자원을 갖기 위해 전쟁이 일어나고, 보호장비 없이는 생명체가 살아갈 수 없을 만큼 환경이 오염된 2123년의 지구를 배경으로 한다.

영화는 보호장비 없이 기억을 잃고 쓰러진 '미스터리 소녀'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이 소녀는 100년 전인 현재(2023년)의 우리를 상징하는 인물로, 현재와 미래를 잇는 매개체로서 역할한다.

이소을 각본(14)은 "영화 곳곳에 환경 메시지를 숨겨두었다. '내일의 내일'은 모래를 뜻하기도 하지만 '내일'을 '나의 일'로 해석할 수 있다"며 "환경은 멀지 않은 미래의 '나의 일'이며 우리 모두의 일이라는 경각심을 일깨우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유아라 감독(14)은 "후속작을 만든다면 현재로 돌아온 미스터리 소녀가 미래의 환경을 위해 지금 당장할 수 있는 환경활동을 작지만 꾸준히 해나가는 모습을 그리고 싶다"며 "결국 환경은 하루아침에 바뀌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환경 활동이 조금씩 쌓여 미래를 바꿀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영화 '내일의 내일'의 유아라 감독(왼쪽)과 이소을 각본.2023.7.116/뉴스1 ⓒ News1 조아서 기자

2022청소년단편영화 프로그램에 선정돼 BIKY의 제작지원을 받은 '가을이 오면'도 환경오염을 주제로 한 영화다. 사계절을 의인화한 주인공 보미(봄), 여름, 가을, 겨울은 사라져 가는 친구를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가을이가 실종된 채 시작하는 영화는 곧이어 사라져가는 보미(봄)를 위해 주인공들이 환경보호 활동을 전개하는 모습을 담아냈다.

노현진 감독(16)은 "환경은 아이들, 청소년뿐만 아니라 모든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주제"라며 "지구에 사는 한 우리 모두는 환경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보미(봄)와 가을이 돌아오는 해피엔딩의 결말에 대해 노 감독은 "현실을 반영한다면 비극적인 상황으로 영화를 끝맺을 수도 있었지만 우리가 노력하면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영화 '가을이 오면'의 노현진 감독.2023.7.16/뉴스1 ⓒ News1 조아서 기자

지난 10일 열린 BIKY의 개막식에서 어린이청소년집행위원 비키즈는 '1923 최초 어린이 해방 선언' 낭독하며 "우리 모두는 어린이였거나 어린이기 때문에 어린이 권리 보호는 우리 모두를 위한 것"이라고 외쳤다.

이에 대한 화답으로 BIKY는 영화제 기간인 지난 15일 부산그린트러스트와 '어린이 기후정의 비키숲'을 조성하기도 했다.

분명 100년 전과 달라졌다. 가장 큰 변화는 지금의 아이들이 스스로 자신의 권리를 보호하는 주체로 성장했다는 점이다.

김상화 BIKY 집행위원장은 "예술문화를 통해 자신의 권리를 당당하고 정당하게 표현하고 요구할 줄 아는 아이들이 있다는 사실은 영화제를 통해 확인한 또다른 희망"이라고 기대했다.

aseo@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