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한 제방·홍수경보 무시'…오송 지하차도 참사 '총체적 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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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침수 사고가 '인재'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사고가 나기 직전 미호강 범람을 우려해 임시제방을 쌓고 있었으나 정작 물이 쉽게 찰 수 있는 지하차도는 통행을 금지하지 않아서다.
도로를 관리하는 충북도는 "이번 사고는 제방이 무너져 순식간에 침수돼 통제할 시간이 없었다"라며 "지하차도 중심에 물이 고이기 시작하면 통제한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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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경보에도 통행…충북·세종 경계 책임은 누가
(청주=뉴스1) 박재원 기자 =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침수 사고가 '인재'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사고가 나기 직전 미호강 범람을 우려해 임시제방을 쌓고 있었으나 정작 물이 쉽게 찰 수 있는 지하차도는 통행을 금지하지 않아서다.
게다가 사고 현장 인근 미호천교는 교량 공사 중이어서 폭우에 취약했다는 지적도 있다.
먼저, 사고가 난 궁평2지하차도는 흥덕구 옥산면에서 오송읍으로 진입하는 왕복 2차 도로다.
지형적으로 보면 바로 옆에 미호강이 흐르고 있다. 지하차도 위로는 미호천교가 지난다.
문제는 미호천교가 수년 전부터 교량 공사 중이었다는 점이다.
미호천교 양측으로는 가설 교량이 설치됐지만, 미호강 양측으로는 물을 막을 수 있는 제대로 된 제방을 찾아볼 수 없다.
이곳 주민들도 교량 공사 현장에 제방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았다고 입을 모은다.
궁평리의 한 주민은 "미호강변에는 별다른 제방이 없다"며 "사고 당일(15일)에도 비가 많이 내려 모래를 이용해 임시제방을 쌓았던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호강 수위가 워낙 높아지니 모래로는 물을 막을 수 없는 수준이었다"라며 "임시제방이 무너지면서 순식간에 물바다가 됐다. 아마 지하차도에도 물이 쏟아져 들어갔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 궁평2지하차도와 미호천교 인근 지역은 이번 폭우로 쑥대밭이 됐다.
사고 직후였던 15일 낮 12시30분 미호강 수위는 미호천교 기준 9.79m로, 홍수경보 기준인 8m를 1.79m를 넘겼다.
지하차도 침수는 물론 반대편인 강내면은 8차선 이상 대로와 면사무소가 침수되는 등 마을 대부분이 물에 잠겼다.
강내면의 한 주민은 "미호강의 폭이 넓고, 그동안 비가 많이 와도 범람한 적은 없었는데 무슨 영문인지 모르겠다"며 "교량 공사를 하면서 유역에 모래가 많아지고, 하천 정비가 미흡했던 것 아니냐"고 토로했다.
미호강에 홍수경보가 내려졌는데 지하차도 통행을 금지하지 않았던 것에 대해서도 뒷말이 나온다.
금강홍수통제소는 15일 오전 4시10분을 기해 미호천교 지점에 내려진 홍수주의보를 경보로 격상했다.
미호강 수위는 이날 오전 3시 홍수주의보 기준인 7m를 넘었고, 1시간30여분 뒤인 오전 4시30분에는 홍수경보 기준인 8m를 넘겼다.
이후 인근 지역 침수가 이어지면서 미호천교 통행이 금지됐으나 궁평2지하차도 통행은 정상적으로 이뤄졌다. 당시 궁평2지하차도를 함께 통제했다면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도로를 관리하는 충북도는 "이번 사고는 제방이 무너져 순식간에 침수돼 통제할 시간이 없었다"라며 "지하차도 중심에 물이 고이기 시작하면 통제한다"고 해명했다.
사고의 책임 소재도 불명확하다.
도로는 충북도가 관리하지만, 사고 지점 인근 미호강 제방은 세종시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의 관리를 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충북도는 "미호강 제방이 무너지면서 세종 방면에서 물이 쏟아져 들어왔다"고 사고 원인을 밝혔다.
충북은 원인을 제공한 세종시에 책임을 넘기고, 세종은 도로관리 주체가 아니기에 책임을 회피할 가능성이 있어 지자체 간 갈등으로 비화할 수 있다.
청주지역에는 13일부터 16일 오전 9시까지 최대 472㎜의 비가 내렸다. 궁평2지하차도 침수 사고가 발생한 15일에는 하루 256.8㎜의 폭우가 쏟아졌다.
ppjjww12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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