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포천 美장갑차 추돌 사망…대법 "국가 책임은 10%"

핵심요약

음주운전 차량, 미군 장갑차 추돌…장갑차, 주의의무 위반
SOFA 규정에 따라 주한미군 측 손해, 한국 정부가 배상

대법원이 경기 포천에서 음주 차량이 주한미군 장갑차를 추돌해 발생한 사고와 관련해 미군 장갑차에도 과실이 있다고 보고 한국 정부가 일부 배상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에 따라 주한미군 구성원이 직무 수행 중 한국 정부 외의 제3자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손해배상 책임은 한국 정부에 있기 때문이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지난달 29일 삼성화재해상보험이 국가를 상대로 낸 구상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2020년 8월 26일 경기 포천시의 한 도로에서 음주운전 차량이 앞서가던 주한미군 장갑차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운전자 A씨를 포함해 동승자 4명이 모두 사망했다.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음주취소 수치(0.08%)를 훌쩍 뛰어넘는 0.193％로, 더구나 시속 125㎞로 주행 중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미군 장갑차는 불빛이 약한 한쪽 후미등만 켜고 호송 차량을 배치하지 않아 도로교통법과 주한미군 규정을 위반했다. 사고 당시는 늦은 밤인 데다 비까지 내리고 있었다.

사고 차량의 가입 보험사였던 삼성화재는 숨진 동승자 2명에 대해 합계 2억4800만원을 지급하고 주한미군 측에 사고 책임이 있다며 정부를 상대로 보험금 30%에 해당하는 약 7500만원을 구상금으로 지급해야 한다며 소송을 냈다.

1심은 장갑차의 주의의무 위반을 인정하면서도 주의의무 위반과 사고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부족하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반면 2심은 장갑차가 내부 규정을 어기고 충분한 안전 조치를 하지 않아 사고에 책임이 있다고 봤다. 다만 사고 차량 운전자의 과실이 큰 점을 감안해 장갑차 측에는 10％의 책임만 인정했다.

대법원은 2심이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을 근거로 판단을 내린 것은 일부 잘못이 있지만, 국가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결론은 타당하다며 판결을 그대로 확정했다. SOFA 규정에 따라 주한미군 공용차량이 연루된 사고에는 국가배상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취지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CBS노컷뉴스 김승모 기자 cnc@cbs.co.kr

▶ 기자와 카톡 채팅하기▶ 노컷뉴스 영상 구독하기

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