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A 개국공신' 쿠드롱 "난 떠날거야"...구단도 부정하지 않았다
(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세계 3쿠션 '4대천왕'이자 프로당구 PBA 원년출범을 함께 해온 프레드릭 쿠드롱(웰컴저축은행, 벨기에)이 의미심장한 인사를 전했다.
쿠드롱은 지난 15일, 본인의 SNS 계정을 통해 "FOR MANY REASONS, I DECIDED TO END MY STAY HERE. MY PAGE WILL BE INACTIVE FOR SOME TIME. THANKS FOR EVERYONE WHO SUPPORTED ME(여러가지 이유로 이곳에서의 체류를 끝내기로 결정했다. 내 (SNS) 페이지는 한동안 비활성화될 것이다. 나를 지지해준 모든 분들께 감사를 전한다)"는 짤막한 게시글을 올렸다.
PBA 운영위 측의 '주의' 조치가 이뤄진지 만 하루만에 올라온 메시지다.
상당히 의미심장하고 중의적인 문구다. 얼핏 보면 한국에서의 체류를 끝낸다는 작별인사로 보인다. 다만 PBA에서의 모든 생활을 정리하고 고국인 벨기에로 돌아간다는 것인지, 단순히 SNS 페이지를 닫는다는 것인지에 대한 의미인지는 불분명하다.
앞서 지난 10일, 프로당구 2차투어인 '실크로드&안산 PBA-LPBA 챔피언십' 당시 LPBA 우승자 스롱 피아비(블루원리조트, 캄보디아)의 매니저 겸 사진작가라고 주장하는 민간인 남성 A씨가 기자실에 무단 난입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사진 촬영 당시 일부 오해로 인해 격노한 A씨는 당시 남자부 우승자였던 쿠드롱과 언쟁을 벌였고, 이후 PBA 운영위측에 의해 대회장 영구출입금지 조치를 당했다. 공식 인터뷰를 거부했던 쿠드롱과 해당 사건의 중심에 섰던 스롱은 각각 '주의' 조치를 받았다.
스롱은 소속사와 면담 후 사과문을 통해 "쿠드롱에게 섭섭한 생각이 있었던게 사실"이라며 사실상 자초해서 오해를 빚었음을 인정했다.
이로 인해 PBA 팬들 사이에서도 한동안 설전이 벌어졌다. 특히 쿠드롱의 팬과 스롱 팬의 설왕설래가 심각했다. 이 가운데 쿠드롱은 "사람들이 나를 (사진촬영 때 스롱과 가까이 서지 않았기 때문에) 인종차별자로 만들었다" 등의 게시글을 올리며 일부 팬들에게 '악플 테러'를 받았음을 짐작케하는 게시글을 올렸다.
전 세계 3쿠션 '4대천왕'으로 불리며 당구계의 살아있는 전설로 활약한 쿠드롱은 2019-20시즌, 프로당구 PBA가 출범할 당시부터 함께 해왔다. 현재 웰컴저축은행의 리더로도 활약하고 있으며 당시 그의 프로전향은 국내 PBA 팬층 형성에 매우 큰 힘을 실어주었다.
'개국공신'이나 다를 바 없는 쿠드롱의 난데없는 작별인사는 여러가지 아쉬움을 남긴다.
웰컴저축은행 구단에서 전해온 답변을 읽어보면 한국을 떠난다는 사실에 좀 더 힘이 실린다. 중의적인 표현이라며 마냥 '희망회로'를 돌릴 수만은 없다는 이야기다.
구단팬이 SNS에 남긴 댓글 밑 답글에 웰컴저축은행 공식 계정은 지난 15일, "떠난다는 얘기는 금번 사건 및 징계때문은 아니다"라며 "시기적으로 영향이 있었을수도 있지만 다른 여러가지 원인이 있다고 보시는게 맞을 것 같다"라고 답변했다.
아울러 다른 답변에는 "(떠난다는 말은) 위에 말씀드린대로 선수 개인적으로 여러가지 이슈로 인해 결심한 것 같다"라고 적었다.
구단 공식 답변을 통해서 봤을때도 이미 '떠난다'는 사실은 부정하지 않고 있다. 이를 잡느냐, 잡지 못했느냐가 아직 공식 발표로 나오지 않았을 뿐이다.
일각에서는 김치빌리어드와 지난 6월 1일 계약이 종료된 쿠드롱이 구단과도 계약 조율 실패로 인해 일찌감치 떠날 마음을 먹었다는 설도 있다. 취재 당시 구단과의 계약은 2차투어 '실크로드&안산 PBA 챔피언십' 진입 직전에 마친 것으로 알려졌지만, 16일 본지와 다시 연락이 닿은 PBA 관계자는 "현재 구단과의 계약이 완료되지 않았다"며 정정해왔다.
이에 따라 계약 협상에 불만족한 쿠드롱의 갈등에 매니저 사칭 사건이 불을 부었을 가능성도 있다.
모든 것을 떠나 스롱이 소속사의 도움을 받아 면담을 진행하고, 사건이 발생한 뒤 12일 블루원리조트 팬미팅을 실시하고, 그로부터 이틀이 더 지나 사과문을 올리는 동안, 쿠드롱은 본인의 입장을 본인 스스로 밝혀야했다. 사건 당일에 있었던 정황 사진 역시 "본인이 직접 검색해서 찾아야했다"고 밝힐 정도로 어디에서도 도움을 구하지 못했다.
본지는 구단에 연락을 전해 쿠드롱의 제대로 된 공식 입장을 듣고자 했지만, 그 어떤 회신도 받을 수 없었다.
한편, 프로당구 PBA는 오는 20일부터 28일까지 일산 킨텍스 전용구장에서 3차투어 '하나카드 PBA-LPBA 챔피언십'을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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