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가 맞는 독감 백신…"누군가는 휴가를 반납했다"[식약처가 간다]
'국가출하승인'으로 백신 출하 전 한 번 더 검증
독감 백신, 이달 말부터 출하…"여름 특히 바빠"
[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우리 아이가 맞는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부모님이 접종하는 폐렴구균 백신 등 우리가 접종하는 백신이 세상에 나오기 전에는 이를 한 번 더 검증하는 ‘국가출하승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국가출하승인이란 보건위생상 특별한 주의가 필요한 생물학적 제제 안전성과 유효성 확보를 위해 국내에 판매하기 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의 제조·품질관리에 관한 자료 검토 및 시험검정 등을 거쳐 제조단위별로 출하승인을 받는 것을 말한다.
쉽게 말해 생물체 유래 물질 원료인 생물의약품인 백신, 보툴리눔제제, 혈장분획제제 등 생물학적제제에 대해 종합적인 평가를 한 번 더 실시해 적합한 의약품만 시중에 출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국가출하승인 절차는 간단하지만 그 과정은 결코 간단하지 않다. 백신 제조사에서 제품을 생산하면 식약처가 현장에 방문해 로트(품질 관리를 위해 동일 원료·동일 공정에서 생산되는 그룹)별로 무작위로 제품을 골라 시료를 채취한 뒤 검증에 나선다.
검증 과정은 백신 종류마다 항목이 다 다르다. 같은 인플루엔자 백신이라도 검정 항목이 다를 수 있다. 30개 항목을 검사할 수도 있고 100개가 넘는 항목을 검사받는 품목이 있다.
이는 식약처가 2~3년 동안 제품별 국가출하승인 실적, 제조·품질관리기준(GMP) 평가 결과, 국내외 품질 관련 안전성 정보 등을 바탕으로 위해도(1~3단계)를 분류해 검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식약처는 제약사가 제출한 품질관리요약서와 함께 직접 제품을 검증하면 국가출하승인에 적합한지, 부적합한지를 판단한다. 적합할 경우 출하돼 시판되지만 부적합 판정을 받으면 해당 백신은 폐기된다.
뉴시스는 이달 말부터 출하를 앞두고 인플루엔자 백신을 한창 검증하고 있는 식약처 백신검정과를 지난 11일 찾았다. 식약처 직원들은 인플루엔자 백신을 하루라도 더 빨리 출하하기 위해 매년 여름휴가를 반납하고 있었다.
식약처 백신검정과 황인영 연구관은 “인플루엔자 백신 검증의 경우 평균 35일이 걸리는데, 모든 제품을 무사히 출하하기 위해 식약처 직원들은 6월부터 8월까지 매년 휴가도 반납하고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며 “인플루엔자 백신은 이달 말부터 출하가 시작되는데 품목이 많다보니 그만큼 바쁘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시즌에는 9개사의 11개 품목, 3000만명 분에 대한 인플루엔자 백신을 검증하고 있다”며 “품질관리요약서를 검토하면서 각 제약사의 모든 로트를 검증해야 하는 만큼 여름은 특히 바쁘다”고 했다.
시료를 채취하면 인플루엔자 백신 효능 평가 중 가장 중요한 헤마글루틴 함량을 측정해야 한다. 쉽게 말해 인플루엔자 백신 주성분인 헤마글루틴 함량을 정량적으로 측정해 기준 이상으로 함유됐는지를 확인함으로써 백신의 역가를 확인하는 것이다.
이날 검증을 하고 있던 최현혜 연구사는 “한 개의 플레이팅에 제조사 5개 검체가 무작위로 들어가 있다”며 “검증을 통해 해당 백신의 유효성을 파악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식약처의 검증기술은 국제적인 수준에 있다. 세계보건기구 국제교육훈련센터를 통해 외국 규제기관 대상 국가출하승인 이론, 시험실습 및 사례연구 등 현장실무 교육을 실시한 바 있다.
지금은 세계보건기구 백신위탁시험기관 운영을 통해 UN납품 백신의 품질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저개발국가에 공급하는 백신의 경우 UN에서 자체적으로 검증하는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안전성 검사를 위해 위탁시험기관(TSA) 계약을 맺는데, 이를 수행하는 15개국 중 하나로 한국 식약처가 포함돼있다.
한편 이날 실험동물자원동 A동에서는 역시 국가출하승인에 해당하는 보툴리눔 톡신 제제 검증을 위한 동물실험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동물실험의 경우 DTP(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 백신, 보툴리눔 톡신 제제, 신증후출혈열·일본뇌염 백신 등을 검증할 때 필요하다.
황인영 연구관은 “동물실험의 경우 검정시험마다 200마리 이상씩 시험을 해야 해 육체적·정신적 피로도가 매우 높다”며 “그럼에도 우리 아이가 맞는다는 생각으로 직원들이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jhe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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