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괴적 혁신가’ 정의선, ‘아이오닉 5 N’으로 고성능 EV 기준 바꿨다
현대차그룹, ‘고성능·친환경’ 두 마리 토끼 다 잡아
2년 연속 WRC 우승…N 성능 향상 매진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N’ 브랜드 최초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 5 N’을 출시하며 ‘고성능’과 ‘친환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데 성공했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무대에서 전동화 의지를 피력하며 고성능 모델 개발에 전폭적인 지원에 나선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혁신이 고성능 전기차 시장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영국 최대 자동차 축제인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에서 아이오닉 5 N을 공개했다.
아이오닉 5 N은 과거 유산 계승을 통해 유연한 전동화를 적극 추진하는 현대차의 핵심 전동화 전략인 ‘현대 모터 웨이’의 실행을 알리는 상징적인 모델이다. 84.0㎾h의 고출력 배터리를 탑재, 고성능 사륜구동 시스템을 바탕으로 전·후륜 모터 합산 최고 출력 478㎾(650마력, 부스트 모드 기준), 최대토크 770Nm(78.5㎏f·m, 부스트 모드 기준)의 힘을 발휘한다.
‘최초 고성능 전기차’라는 신차의 타이틀 못지않게 글로벌 완성차 마니아들의 관심을 끌은 대목은 신차의 개발 과정이다. 아이오닉 5 N은 정의선 회장의 고성능차에 대한 열정과 전폭적인 지원과 기술 리더십 확보를 위한 현대차그룹의 노력이 만들어 낸 결과물이다.
먼저 모터스포츠 분야에서 쌓은 노하우는 고성능 모델에 적용된 기술력의 밑거름이 됐다. 올해로 출범 10년을 맞은 현대모터스포츠법인은 세계 굴지의 자동차 제조사와의 경쟁에서 현대차가 각종 모터스포츠 대회 포디움을 휩쓸며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정 회장은 2018년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박람회 CES 현장에서 “마차를 끄는 말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전쟁에서 싸우거나 잘 달리는 경주마도 필요하다. 고성능차에서 획득한 기술을 일반차에 접목할 때 시너지 효과가 크기 때문에 현대차에 꼭 필요한 영역”이라며 고성능 기술력 개발 의지를 강조했다.
정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현대차는 WRC를 비롯해 TCR 월드 투어(전 WTCR), 뉘르부르크링 24시 내구레이스 등 수많은 모터스포츠 대회에서 차량의 성능을 갈고 닦았으며 ▷2017년 N의 첫 번째 판매용 경주차 i30 N TCR ▷2019년 벨로스터 N TCR ▷2020년 아반떼 N TCR 등 뛰어난 상품성을 갖춘 서킷 경주차를 지속해서 선보였다.
‘고객들에게 가장 짜릿한 운전의 재미를 주는 자동차를 만들겠다’는 정 회장의 고객 가치 실현 의지도 전동화 전략 추진에 힘을 실었다. 현대차는 2015년 고성능 브랜드 N을 론칭, 모든 고객들이 가슴 뛰는 ‘운전의 재미’를 경험할 수 있게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와 함께 N의 3대 고성능 DNA인 ▷코너링 악동(곡선로 주행능력) ▷일상의 스포츠카 ▷레이스 트랙 주행능력을 공개했다.
2018년에는 고성능차 사업과 모터스포츠 사업의 시너지를 높여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고성능사업부를 신설했으며, 고성능차 전문가를 적극 영입해 고성능차 개발에 속도를 높였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현대차는 2017년 N 브랜드의 첫 모델 ‘i30 N’에 이어 ▷2018년 ‘벨로스터 N’, ‘i30 패스트백’ N ▷2021년 ‘아반떼 N’, ‘코나 N’ 등 다양한 N 라인업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운전의 재미와 고성능 감성을 추구하고자 하는 정 회장의 의지와 고객의 바람은 현대차 친환경 모터스포츠 분야로 영향력을 넓히는 원동력이 됐다.
현대차는 전기 경주차 벨로스터 N ETCR을 개발해 지난 2021년과 2022년 순수 전기차 기반의 투어링카 레이스 ‘PURE ETCR’에 출전한 데 이어 수소연료전지 발전기를 사용해 ETCR 출전 차량에 전기 충전을 제공했다.
이어 지난해 WRC부터는 내연기관 기반이 아닌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기반의 신규 기술 규정이 적용되면서 ‘i20 N’의 1.6ℓ 4기통 엔진에 100㎾급 전동모터를 탑재한 ‘i20 N Rally1 하이브리드’ 경주차로 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현대차는 또 N 브랜드의 진보한 전동화 기술들이 담긴 롤링랩 2대도 함께 선보였다. 롤링랩 ‘RN22e’는 N 브랜드의 첫 번째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기반 고성능 차량으로 아이오닉 5 N의 탄생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수소 하이브리드 롤링랩 ‘N Vision 74’는 향후 전기차 시대를 넘어 더 먼 미래에도 지속가능한 고성능차 개발에 대한 노하우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 5 N에는 과거부터 축적해 온 최고 수준의 기술과 혁신을 위한 도전의 시간이 녹아 있다”라며 “전동화 시대에도 고객들에게 변치 않는 운전의 즐거움을 제공하고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리더십을 확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likehyo8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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