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의 고성능 브랜드 N, 글로벌 판매 10만대 돌파
현대자동차의 고성능 브랜드 N의 글로벌 판매량이 10만대를 돌파했다. N을 통해 얻은 기술을 일반차에 접목해 시너지를 키워야 한다는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의 혁신 실험이 통한 것이다. 고성능과 친환경, 양립하기 어려운 두 영역의 접점을 찾기 위한 정 회장의 도전과 고객 가치 실현을 위한 의지가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고성능 브랜드 N을 향한 정 회장의 진심은 현대차 최초의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 5 N’으로 꽃을 피웠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13일(현지 시간) 영국 최대 자동차 축제인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에서 N 브랜드 최초의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 5 N’을 공개했다. 2013년 현대모터스포츠법인 출범 이후 각종 모터스포츠 대회에서 축적한 고성능 기술력과 E-GMP 기반 전용 전기차를 통해 발전시킨 전동화 기술이 더해져 압도적인 주행성능을 갖춘 고성능 전기차가 나왔다.
현대차의 기술 역량이 집대성된 아이오닉 5 N은 글로벌 시장에서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한국 자동차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정 회장의 고성능차에 대한 열정과 전폭적인 지원의 결과다.
현대모터스포츠법인은 올해 출범 10년을 맞았다. 세계 굴지의 자동차 제조사와의 경쟁에서 현대차가 각종 모터스포츠 대회 포디움을 휩쓸며 눈부신 성과를 내고 있는 배경에는 정 회장의 주도적인 역할이 핵심 동력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정 회장은 2018년 CES에서 “마차를 끄는 말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전쟁에서 싸우거나 잘 달리는 경주마도 필요하다”며 “고성능차에서 획득한 기술을 일반차에 접목할 때 시너지 효과가 크기 때문에 현대차에 꼭 필요한 영역”이라며 고성능 기술력 개발 의지를 강조했다.
현대차는 WRC를 비롯해 TCR 월드 투어(전 WTCR), 뉘르부르크링 24시 내구레이스 등 수많은 모터스포츠 대회에서 차량의 성능을 갈고 닦았다. 2017년 N의 첫 번째 판매용 경주차 i30 N TCR, 2019년 벨로스터 N TCR, 2020년 아반떼 N TCR 등 뛰어난 상품성을 갖춘 서킷 경주차를 세상에 소개했다.
정 회장의 ‘자동차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짜릿한 운전의 재미를 주는 자동차(the most thrilling winding road fun for customers who truly love cars)’를 만들고 새롭고 혁신적인 운전 경험을 통해 고객 가치를 실현하겠다는 목표 역시 현실화했다.
현대차는 2015년 고성능 브랜드 N을 런칭하며 모든 고객들이 가슴 뛰는 ‘운전의 재미(Fun to Drive)’를 경험할 수 있게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N의 3대 고성능 DNA인 코너링 악동(Corner Rascal, 곡선로 주행능력), 일상의 스포츠카 (Everyday Sports Car), 레이스 트랙 주행능력(Race Track Capability)을 공개했다.
2018년 고성능차 사업과 모터스포츠 사업의 시너지를 높여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자 고성능사업부를 신설했다. 고성능차 전문가를 적극 영입해 고성능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양산차의 기술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렸다.
현대차는 2017년 N 브랜드의 첫 모델 i30 N을 출시했고 △2018년 벨로스터 N, i30 패스트백 N △2021년 아반떼 N, 코나 N 등 다양한 N 라인업을 구성했다.
현대차는 2017년 체코에서 i30 N 2027대를 판매한 것을 시작으로 매년 N 차량 판매를 늘려나갔다. 2018년 1만2123대, 2019년 1만8490대, 2020년 8675대, 2021년 1만7862대, 2022년 3만1724대, 올해 6월까지 1만3046대를 판매했다. 지금까지 총 10만3947대의 N DNA가 전세계로 퍼져나갔다.
현대차는 전기 경주차 벨로스터 N ETCR을 개발해 지난 2021년과 2022년 순수 전기차 기반의 투어링카 레이스 ‘PURE ETCR(Electric Touring Car Racing)’에 출전하고, 수소연료전지 발전기를 사용해 ETCR 출전 차량에 전기 충전을 제공함으로써 지속가능한 모터스포츠의 가능성을 다각도로 보여줬다.
2022년 WRC부터는 내연기관 기반이 아닌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기반의 신규 기술 규정이 적용됨에 따라 i20 N의 1.6ℓ 4기통 엔진에 100kW급 전동모터를 탑재한 i20 N Rally1 하이브리드 경주차로 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N 브랜드의 진보한 전동화 기술들이 담긴 롤링랩 2대도 함께 선보였다. 롤링랩 RN22e는 N 브랜드의 첫 번째 E-GMP 기반 고성능 차량으로 아이오닉 5 N의 탄생에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수소 하이브리드 롤링랩 N Vision 74는 향후 전기차 시대를 넘어 더 먼 미래에도 지속가능한 고성능차 개발에 대한 노하우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이오닉 5 N은 과거 유산 계승을 통해 유연한 전동화를 적극 추진하는 현대차의 핵심 전동화 전략인 ‘현대 모터 웨이(Hyundai Motor Way)’의 실행을 알리는 상징적인 모델”이라며 “현대차는 아이오닉 5 N을 통해 고성능 전기차 시장에 첫발을 내딛게 됐다”고 소개했다.
기술 역량이 집약된 아이오닉 5 N은 고성능 사륜구동 시스템을 바탕으로 전∙후륜 모터 합산 478kW(650마력, 부스트 모드 기준)의 최고 출력과 770Nm (78.5kgf·m, 부스트 모드 기준)의 최대 토크를 자랑하며, 84.0kWh의 고출력 배터리를 탑재해 압도적인 주행성능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 5 N에는 과거부터 축적해 온 최고 수준의 기술과 혁신을 위한 도전의 시간이 녹아 있다”라며 “전동화 시대에도 고객들에게 변치 않는 운전의 즐거움을 제공하고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리더십을 확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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