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스러운 마무리' 투입 1분만에 결승골! '데뷔전 데뷔골' 황의조, 31세에 EPL 데뷔꿈 영근다

박찬준 2023. 7. 16.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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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노팅엄포레스트 트위터
로이터연합뉴스
출처=노팅엄포레스트 트위터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노팅엄 포레스트로 복귀한 황의조가 쾌조의 출발을 알렸다.

새 소속팀 노팅엄 유니폼을 입은 황의조는 프리시즌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넣으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황의조는 15일(한국시각) 영국 노팅엄 메도우 레인에서 열린 노츠카운티(4부)와 프리시즌 친선경기에서 후반 교체투입해 1분만에 선제 결승골을 낚았다. 등번호 35번을 단 황의조는 시종 활발한 움직임을 펼친데 이어 결승골까지 터뜨리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노팅엄은 황의조의 결승골을 앞세워 1대0 기분 좋은 승리를 챙겼다.

황의조는 올 여름 프리시즌을 통해 처음으로 노팅엄 유니폼을 입었다. 방출과 잔류의 기로에 섰다. 노팅엄 포레스트 뉴스는 '황의조가 팀을 떠날 수도 있다'고 했다. 황의저의 선택은 일단 도전이었다. 황의조는 최근 구단 공식 유튜브에 모습을 드러내는 등 점점 입지를 넓히는 모습이었다. 그래서 노츠카운티전이 중요했다.

노츠카운티는 노팅엄과 같은 도시인 노팅엄을 연고로 하는 더비 라이벌이다. 1862년 창단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프로 구단이다. 최근 4시즌 5부리그까지 떨어졌다. 지난 시즌 5부리그인 내셔널리그에서 2위를 차지, 4부리그(리그2)로 승격했다. 노팅엄은 노츠카운티보다 3년 늦은 1865년 창단했다. 양 팀의 라이벌 역사는 158년이나 됐다.

이를 반영하듯 6000여명의 노팅엄 팬들이 운집했다. 경기는 잘 풀리지 않았다. 노팅엄은 주전과 비주전을 섞어 베스트11을 꾸렸다. 황의조와 경쟁할 타이워 아워니이가 원톱으로 출전했다. 몸상태는 아직 준비가 되지 않은 모습이었다. 전반 내내 노팅엄 포레스트는 4부리그 팀인 노츠 카운티에게 밀렸다. 분위기를 바꾼 것이 황의조였다.

후반 투입된 황의조는 부지런한 압박으로 분위기를 바꿨고, 1분만에 결승골을 뽑아냈다. 상대 페널티 박스 부근에서 저돌적인 압박으로 상대 수비수 카메론의 공을 탈취한 황의조는 달려나온 골키퍼의 손이 닿지 않는 골문 우측 구석으로 향해 공을 꽂아넣었다. 특유의 적극성과 정확한 킥이 돋보이는 장면이었다. 황의조는 경기 내내 활발한 움직임으로 공격을 이끌었다. 아직 미드필더들과 호흡은 맞지 않았지만, 움직임 자체는 대단히 인상적이었다.

사진캡처=노팅엄 SNS
사진캡처=노팅엄 SNS

노팅엄도 호평 일색이었다. 노팅엄 구단 홈페이지를 이날 경기 결과를 소개하면서 '황의조가 후반 시작 30초 만에 골을 넣으면서 6000명의 충성스런 포레스트 관중에게 자신을 소개하고 후반전을 힘차게 시작했다'고 알렸다. 노팅엄 지역지인 노팅엄셔 라이브는 이날 경기에 출전한 노팅엄 선수들을 하나하나 평가하면서 '데뷔전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었다. 노팅엄 유니폼을 입게 된 황의조는 사랑스럽고, 침착한 마무리를 완성했다'고 극찬했다.

경기 후 스티브 쿠퍼 노팅엄 포레스트 감독은 BBC와 인터뷰에서 "그다지 유쾌하지 않은 경기였다. 선수들이 준비단계라 45분 이상 뛰게 하고 싶지 않았다. 부상으로 몇몇 선수들이 빠졌다. 2-3명의 선수들이 새로 가세했다. 원활하지 않은 경기였지만 괜찮다"고 했다. 황의조를 비롯한 새 얼굴의 활약에 합격점을 줬다. 이어 쿠퍼 감독은 "약간의 실수가 있었지만 속도는 나쁘지 않았다. 팀원들이 관중들 앞에서 경기를 하려면 빨리 경쟁모드로 돌아서야 한다"고 했다.

30세 나이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데뷔를 노리는 황의조에겐 최고의 출발이 아닐 수 없다. 황의조는 지난해 여름 보르도를 떠나 노팅엄으로 이적했다. 승격한 노팅엄은 대대적인 선수 영입에 나섰고, 강등한 보르도에서 최고의 홀약을 펼치던 황의조까지 품었다. 하지만 당장 뛸 자리가 없었다. 선택은 임대였다. 황의조는 노팅엄 이적이 확정된 후 곧바로 그리스 명문은 올림피아코스로 임대를 떠났다. 하지만 이는 최악의 수가 됐다. 국가대표를 오가며 제대로 휴식을 취하지 못한 황의조는 올림피아코스에서 제대로 기회를 얻지 못했다. 어쩌다 경기에 나서도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단 한골도 넣지 못했다.

올림피아코스는 황의조를 내보내기로 했고, 결국 황의조는 새로운 팀을 찾아 나섰다. 한 시즌간 3팀에 몸담을 수 없다는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에 따라 유럽에 잔류할 수 없었던 황의조는 FC서울 유니폼을 입었다. 감바, 보르도에 이어 오랜만에 한국무대로 복귀한 황의조의 선택은 신의 한수가 됐다. 시즌 초반 다소 아쉬운 경기력을 보였지만, 안익수 감독의 꾸준한 믿음 속 꾸준한 기회를 받은 황의조는 이후 최고의 모습으로 보답했다. 황의조는 2선을 오가며, 빼어난 연계 플레이를 과시했고, 시간이 지날수록 득점력까지 회복했다. 황의조는 K리그1 18경기에 출전해 4골-2도움을 기록했다. 기세가 오른 황의조는 그는 지난 달 엘 살바도르와의 A매치에까지 골맛을 봤다. 1년만에 터진 A매치 득점이었다.

사진캡처=노팅엄셔 라이브

서울과 계약이 만료된 후 유럽 복귀를 추진하던 황의조에게 또 한번의 위기가 찾아�遊�. 이번에는 사생활 문제였다. 지난달 25일 한 SNS 계정이 황의조가 다수의 여성과 만남을 가지며 피해를 주고 있다는 게시글을 올렸다. 황의조 매니지먼트사 'UJ 스포츠'는 "황의조 선수의 사생활과 관련하여 근거 없는 내용의 루머, 성적인 비방이 유포된 것을 확인했고, 직후부터 사실무근의 루머를 생성, 확산한 유포 행위자에 대한 수사 의뢰를 진행하고 모니터링하고 있다. 현재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업로드된 내용은 모두 사실이 아님을 밝히며, 불법으로 취득한 선수의 사생활을 유포하고 확신시킨 점, 이로 인해 선수의 명예를 실추시킨 점에 대해 강력히 법적 대응할 예정"이라고 대응했다. 황의조는 이후 친필 입장문까지 냈고, 곧바로 법적 절차를 밟았다.

법적 문제와 별개로 황의조는 조용히 영국으로 날아가 노팅엄으로 합류했다. 첫 경기부터 강한 인상을 남기며 EPL 데뷔에 대한 가능성을 높였다. 황의조는 곧 스페인 발렌시아로 떠나 전지훈련을 치를 예정이다. 19일 발렌시아, 22일 레반테와 연달아 친선 경기를 치른다. 스페인에서 돌아오면 리즈 유니이티드(잉글랜드), PSV에인트호번(내덜란드), 렌(프랑스),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독일)과의 프리시즌 4연전을 치른다. 여기서 EPL 데뷔가 판가름 날 전망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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