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물 넘치려고 하는데 도로 통제 안해…버스 탄 사촌언니 실종됐다”
폭우로 물에 잠겨 7명이 숨지고 차량 10여대가 침수된 청주 오송 지하차도 사고와 관련 행정당국의 늑장 대처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인근 하천에 홍수 경보가 내려졌음에도 교통 통제가 제때 이뤄지지 않아 사고로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지난 15일 한 네티즌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오송으로 돌아오는 버스를 탄 사촌언니가 실종됐다. 미호강이 범람하는 바람에 버스가 휩쓸려간 뒤로 연락이 끊겼다”며 “재난 속보도 나지 않고 아침에 강에 물이 넘치려 할 때도 도로를 통제하지 않은 바람에 피해를 입었다”고 호소했다.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40분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가 갑자기 불어난 물로 침수되면서 버스 등 차량 10여대가 고립됐다. 이 네티즌의 사촌언니는 지하차도에 침수된 버스에 타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는 인근 미호강이 범람해 지하 차도가 순식간에 물에 잠기면서 발생했다. 금강홍수통제소는 이날 오전 6시30분쯤 사고가 난 지하차도와 직선거리로 약 600m 떨어진 미호천교의 수위가 홍수경보 수준보다 높아지자 관할 구청에 인근 도로의 교통 통제 등이 필요하다고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행정당국의 교통통제는 이뤄지지 않았다.
또 다른 실종자 가족들도 이번 사고는 인재라고 입을 모았다.
실종자 가족 A씨는 연합뉴스를 통해 “청주 주요 하천에서 홍수 경보가 연이어 발령됐는데 도로 통제 하나 이뤄지지 않았다는 게 이해가 안 간다”며 “누구 하나 지키는 사람이 없으니 차량이 마음대로 통행한 거 아니겠냐”고 했다.
침수된 버스기사 친형 B씨도 “지하차도가 저지대에 있는데 홍수 경보가 발령되면 차량이 침수될 거라고 생각을 못 했냐”며 “이는 관리 감독 소홀로 발생한 명백한 인재”라고 했다.
승용차를 버리고 가까스로 탈출에 성공했다는 C씨도 “침수가 예상될 때 지하차도 진입로를 미리 막았더라면 이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텐데 왜 통제가 안 됐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소셜미디어에서도 비슷한 지적이 이어졌다. 한 시민은 “오송 지하차도는 지난 여름 폭우 때도 침수될 뻔한 곳”이라며 “이번처럼 비 피해가 예상될 때는 선제적으로 통행 제한을 할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이게 다 무슨 일인가”라고 했다.
한편 이 사고로 7명이 숨진 채 발견됐고 9명이 사고 직후 구조됐다. 소방당국은 사고 당일 남성 1명의 시신을 인양했고 이날 오전 7시26분쯤 침수된 버스에서 시신 5구를 발견했다. 이후 오전 8시50분쯤 지하차도 입구에서 남성 시신 1구를 추가로 발견했다. 당국은 배수작업과 수색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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