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로마로 뒤덮인 佛 남부… 향긋한 자연·문화·역사의 향 [박윤정의 알로 프랑스]

2023. 7. 16.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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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프로방스
아름다운 산맥·계곡·푸른바다 조화이뤄
7월 연극·클래식·라벤더 축제 등 펼쳐져
마르세유 시위 확산에 긴장감 안고 출발
시골길 들어서자 보랏빛 라벤더가 넘실
주변에 퍼지는 향긋함에 피곤함도 씻겨
설레는 마음으로 7월을 기다린다. 쏟아붓는 여름 비에 옷을 적시며 하루를 보내고 습한 더위에 동남아인지 한국인지 모를 착각을 하며 땀을 흘린다. 지루한 장마와 후덥지근한 날씨를 견뎌내고 곧 비행기에 오르겠지. 프랑스 남부로 여행 떠날 생각을 하며 일상을 보낸다. 프로방스는 프랑스 남부 명소로 그림 같은 풍경이 펼쳐진 곳이다. 향긋한 아로마로 뒤덮인 이 지역은 매력적인 자연환경뿐만이 아니라 역사와 문화로도 유명하다. 자연 속에서 고요함을 찾으며 여름휴가를 즐기는 사람들과 다양한 스포츠를 즐기며 프로방스 매력과 다채로운 탐험을 찾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의 라벤다. 수확기인 7월에 축제가 시작된다.
넓게 펼쳐진 라벤더밭! 그 주위로 펼쳐진 포도나무와 올리브나무들의 아름다움을 상상하며 축제기간이 시작되는 뜨거운 여름을 기다린다. 7월에는 아비뇽에서 연극축제가, 엑상프로방스에서 클래식 음악축제가 열리고 발랑솔에서 라벤더축제가 시작되는 시기이다. 프로방스의 아름다운 산맥과 계곡, 푸른 바다, 자연과 인간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문화 향연의 시간을 기다린다.
7월이 시작되는 어느 날, 뉴스에서 목적지인 마르세유 소식이 들린다. 6월 27일 파리 서부 외곽, 교통 검문을 피하려다 경찰관이 쏜 총에 알제리계 프랑스 10대 소년이 사망했단다. 이로 인해 발발된 시위는 프랑스 전역으로 확산되고 충돌이 가장 심한 곳이 프랑스 남부 대도시 마르세유라는 소식이다. 경찰이 최루가스를 사용하고 50여명을 체포하고 야간 통행금지령도 내려졌다고 하니 걱정이 앞선다. 예약된 항공권은 이번 여행의 관문인 마르세유행이다. 서울 광화문을 지척에 두고 시위현장을 늘 지켜보아 온 탓인지 현장은 뉴스에서 접하는 상황보다 심각하지 않을 거라고 위로한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현지 상황 소식에 귀를 기울여 본다. 현지에서 전해준 소식에 불안함을 덜고 비행기에 오른다. 수도가 아닌 낯선 프랑스 마르세유, 프랑스에서 두 번째로 큰 지중해 연안의 항구도시로 향한다.
이스탄불. 아시아와 유럽의 경계선인 터키 이스탄불을 환승하여 프랑스 마르세유로 향한다.
인천을 출발한 비행기는 11시간45분을 비행하여 경유지인 활기찬 도시, 이스탄불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환승하여 마르세유로 향한다. 아시아와 유럽 경계선인 이스탄불 공항은 세계 각국의 다양한 사람들로 북적인다. 옆좌석에서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는 프랑스어를 3시간20여분을 들으니 마르세유 공항에 도착했다. 생각보다 규모가 작은 공항은 수속도 간단하고 조용하다. 항구도시의 번잡함과 시위현장을 걱정한 마음이 무색할 정도이다. 공항 밖을 벗어나 차도를 건너니 렌터카 회사들이 보인다. 멀지 않은 거리와 편리한 위치에 있어 다행스럽다. 또다시 주위를 둘러본다. 걱정했던 시위현장과 충돌 우려는 보이지 않는다. 경찰관들도 없다. 바닷바람과 햇살만이 가득하다. 프로방스 여정을 시작하기에 이상적인 분위기이다.
프로방스에서 즐기는 여유로운 음식 문화.
렌터카 회사로 들어가니 친절한 미소를 띤 여직원이 ‘봉주르’라고 인사를 건넨다. 강한 남부 억양이다. 빠르게 쏟아내는 얘기가 무슨 말인지 몰라 다시 물으니 예약한 차량에 짐이 실리지 않을 것 같단다. 아뿔싸! 작은 마을을 다니기 위해 적당할 것 같은 차량으로 예약했지만 짐의 부피를 간과한 듯하다. 그래서 여러 차례 우리 짐들을 훑어봤나 보다. 하이브리드 차량이어서인지 생각보다 작은 트렁크 사이즈 탓에 짐이 실리지 않는다. 어릴 적 오락인 테트리스 쌓듯 여러 차례 옮기기를 반복하다 결국, 차량을 바꿔 달라 요청한다. 친절한 직원은 웃으며 여러 차량 키를 들고 나섰고 그와 함께 수동차량이 아닌 선택안을 고민하느라 시간을 보낸다. 비행기 착륙한 지 2시간 후, 드디어 공항을 벗어난다.

어느덧 시간은 저녁 시간을 넘겼다. 아직도 날은 어두워지지 않았다. 뜨거운 태양은 넘어갔지만, 불어오는 바람이 남아 있는 열기를 실어 보낸다. 프로방스 시골길을 따라 들어선다. 보랏빛 라벤더가 넘실댄다. 주변에서 퍼지는 향긋한 향기가 대륙을 건너오느라 지친 여행객의 피곤을 씻어내린다. 어둑어둑해지는 길을 따라 중세시대의 아름다운 건물과 골목길을 돌아 예술과 유산을 탐험하기 위한 첫날을 맞이한다.

박윤정 여행가·민트투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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