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미달 軍 운동복' 납품해 입찰제한…불복소송 낸 협회 '패소'

8개 항목 품질기준 미달…방사청 6개월 입찰제한 조치
협회 "보관환경 탓에 운동복 물성 바뀌었다" 불복소송
法 "변화 불가피해도 품질기준 벗어날 정도는 안돼"

[이데일리 김윤정 기자] 품질 기준에 못미치는 원단으로 군용 운동복을 만들어 납품한 협회가 입찰참가자격제한 처분에 불복해 행정소송에 나섰지만 패소했다.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사진=이데일리DB)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김순열 부장판사)는 A협회가 방위사업청장을 상대로 입찰참가자격제한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A협회는 2019년~2020년 육군 부대와 계약해 육군 하운동 완제품 3만여 개를 납품했다. 당시 A협회는 B사로부터 원단을 납품받아 봉제 작업을 거쳐 납품해 왔다.

언론은 2021년 3월 A협회에서 납품하는 운동복이 불량 원단으로 제조됐다는 의혹을 보도했고 국방기술품질원 부설 연구소는 공인시험기관인 KOTITI와 FITI에 시험을 의뢰했다. 그 결과 8개 항목이 품질기준에 미달한다는 점을 확인한 방위사업청은 A협회에 운동복 21000여개에 대한 하자조치를 요구했다.

하지만 A협회는 “원단시험검사에 합격한 원단만을 사용했다”며 “보관상태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있는 완제품에 대한 시험결과만을 근거로 하자가 있다고 판단한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방위사업청은 2021년 12월 24일 A협회를 ‘부정한 제조를 한 자’에 해당한다며 6개월의 입찰참가자격제한 처분을 내렸다.

재판 과정에서 A협회는 “완제품까지 겉감 원단의 품질 기준을 갖출것을 요구하지 않았다”, “보관환경에 따라 물성이 바뀌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사용자 등이 하자를 이유로 불만을 제기한 사실도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방위사업청장의 처분이 정당하다고 봤다.

법원은 “계약상 납품한 물품의 규격과 품질이 동일함을 보증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원단의 품질기준이 완제품 상태에서도 충족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또 보관과정에서 품질 저하가 발생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봤다.

아울러 “물품의 물성을 바꾸지 않는 범위에서 운동복을 제조해 납품할 책임이 있고 변화가 불가피하더라도 원단의 품질기준의 등급을 벗어날 정도에 이르게 해서는 안 된다”며 “재단, 나염, 다림질 등으로 품질기준의 등급이 바뀔 정도로 물성 변화가 있다고 보이진 않는다”고 판단했다.

김윤정 (yoon95@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