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버린 투명 페트병, 이렇게 다시 태어납니다 [지구용]
편의점에 유리병 가져다주면 돈 주는 것처럼 투명 음료 페트병도 모아서 가져가면 돈을 주는 곳이 있다는 거 아세요? 바로 자원 순환 업체 수퍼빈이 운영하는 자판기 모양의 자원 수거 기계 네프론이에요. 무려 2년 전 지구용에서도 소개해드린 적이 있는데요. 지구용사 패밀리인 수퍼빈에서 지난 4월 기쁜 소식을 알려왔어요. 수거한 투명 페트병을 재생 소재로 가공하는 자체 공장을 지었다는 소식! 바로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아이엠팩토리입니다. 얼마 전 지구용팀이 드디어 아이엠팩토리를 직접 방문하고 왔습니다. 우리가 버린 투명 페트병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재활용되는지 에디터가 샅샅이 취재해 온 재생 플라스틱의 세계, 지금부터 함께 구경해봐요!
위 사진 속 커다란 덩어리들이 바로 버려진 투명 페트병들입니다. 한 덩어리 당 무려 2만5000개의 페트병이 압축돼 있고 무게는 500kg에 달한다고. 이 투명 페트병들은 수퍼빈의 AI 기반 재활용품 수거기기인 네프론을 통해 수거한거라 일반적인 재활용 쓰레기에 비해 깨끗하고 순도가 높습니다. 때문에 더 우수한 재활용 소재로 가공할 수 있죠. 잠깐 네프론 얘기를 좀 하자면, 네프론은 인공지능(AI) 기술이 적용돼 딥러닝, 즉 학습이 가능한 똑똑한 기기입니다. 깨끗한 투명 페트병을 넣으면 10원을 적립해주죠. 2년 전 지구용과 만났을 때보다 네프론이 얼마나 똑똑해졌는지 여쭤보니 상당한 발전이 있었습니다. 처음엔 투명 페트 또는 캔만 알아보고 수거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우유팩, 배달용기 뚜껑(PP소재)까지 인식하고 분리수거 할 수 있다고. 처리 속도도 1초 이하에서 0.1초 이하로 빨라졌고요.
네프론이 이렇게 잘 선별해서 보관해둔 플라스틱은 여러 차례의 세척과 분쇄를 거치게 됩니다. 먼저 수퍼빈의 인공지능(AI) 선별 시스템으로 유색 페트병이나 이물질을 거릅니다. 대부분의 선별장이 이 과정을 사람 손으로 합니다. 컨베이어 벨트 옆에 직원들이 붙어 육안으로 투명 플라스틱 이외의 쓰레기를 빼내는 겁니다. 하지만 수퍼빈은 이 부분을 100% 자동화해 처리 속도와 정확도를 높였습니다. AI가 선별한 투명 플라스틱은 손톱보다 작은 크기로 분쇄해 세척합니다. 이걸 물에 넣으면 음료병의 몸통인 투명 플라스틱은 가라앉고 라베일이나 뚜껑 등은 위로 떠올라 쉽게 제거할 수 있습니다. 이후 뜨거운 물로 투명 페트에 붙어있는 접착제를 제거하고 탈수하는 과정을 반복합니다. 그러면 아래와 같은 투명 플라스틱 플레이크가 만들어지죠. 재활용 플라스틱의 원료가 완성된 겁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리사이클 페트 플레이크는 어디에 활용될까. 우선은 요즘 다양하게 출시되는 리사이클링 플라스틱 의류나 가방 등 섬유로 사용되는 경우가 흔한데요. 고품질의 플레이크의 대량 생산이 가능해지면서 다른 업계에서도 슬슬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김정빈(사진) 수퍼빈 대표님은 "최근 현대엔지니어링을 포함해서 국내 화학회사 몇 곳, 그리고 완성차 업체 중에선 기아자동차가 저희 소재 활용을 위한 테스트를 시작했거나 곧 시작할 예정"이라고 하셨어요. 미국 FDA(식품의약국)와 유럽식품안전청(EFSA)으로부터 수퍼빈의 재활용 소재가 안전 기준을 충족한다는 테스트 리포트도 받아서 추후 해외 수출도 기대된대요.
리사이클링 플라스틱 플레이크를 만드는 공정 외에도 아이엠팩토리엔 자원 순환과 환경에 대한 고민이 곳곳에 묻어있었습니다. 에디터가 가장 신기했던 건 디귿자 모양의 공장 가운데 조성된 '정원'이었어요. 짧은 산책을 할 수 있도록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정원이었는데, 이곳 나무 중 일부는 재건축 아파트 단지에서 버려진 나무들을 가져다 심은 거라고. 공장 4층에는 유기 동물들을 돌볼 수 있는 '두부와 아이 놀이터'도 마련돼 있습니다. 아직 시설 조성 중이라 유기견 친구들이 입주하지는 않은 상태지만, 조만간 이 공간에서 유기 동물 친구들이 즐겁게 뛰어노는 모습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플라스틱을 재활용하고, 나무도 재활용하고, 버려진 동물들도 새로운 삶을 찾는 곳. 수퍼빈의 아이엠팩토리 탐방기 어떠셨어요? 건물을 짓고 공간을 운영하는 과정 하나하나마다 세상에 미칠 영향을 고민한 이런 공장. 가까이만 있다면 정말 자주 자주 놀러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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