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충 발견하면 ‘쾅’…실내 온실서 출격하는 ‘박치기 무인기’
농약 분사 없이 해충만 정확히 방제
실내 온실 속을 날아다니는 나방 같은 해충을 잡는 소형 무인기(드론)가 개발됐다.
컴퓨터로 자동 비행하는 이 무인기는 나방을 발견하면 그대로 돌진해 부딪쳐 나방이 더 이상 날지 못하도록 손상을 입힌다.
나방이 낳는 애벌레는 온실 속 농작물을 갉아먹는 골칫덩이인데, 농약이나 사람의 노동력이 아닌 무인기를 이용해 애벌레가 확산하는 상황을 예방하도록 한 것이다.
과학전문지 인셉티브 마인드는 최근 네덜란드 바헤닝언대 연구진이 창업한 기업인 PATS가 온실 내부에서 날아다니는 나방 같은 해충을 겨냥한 방제용 소형 무인기를 개발했다고 전했다.
온실 속에서 나방은 농작물 수확에 중요한 문제를 일으킨다. 성충인 나방이 낳는 애벌레가 농작물의 잎사귀 등을 갉아먹거나 병충해를 옮겨 상품성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PATS 연구진은 이미 나타난 애벌레를 잡는 게 아니라 애벌레를 낳는 나방 자체를 제거하기로 했다.
연구진은 소형 무인기에 길잡이 역할을 할 적외선 카메라를 실내 온실 곳곳에 달았다. 적외선 카메라와 연계된 컴퓨터는 비행 중인 곤충의 크기와 속도, 독특한 비행 패턴을 감지할 수 있다. 감지 결과, 나방과 같은 해충이 온실을 비행한다는 판단이 내려지면 컴퓨터는 무인기에 ‘출격 명령’을 내린다.
성인 손바닥 크기만 한 이 소형 무인기는 컴퓨터의 인도에 따라 나방에 접근한 뒤 그대로 충돌한다. 동체에 총 4개가 달린 프로펠러의 회전력으로 나방에게 손상을 주는 것이다.
방제 작업이 끝나면 무인기는 착륙 장치로 돌아가 스스로 충전한다. 무인기를 쓰면 나방을 잡겠다고 농약 같은 화학물질을 온실 내에 넓게 뿌릴 필요가 없다. 나방만 골라서 타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도 미사일과 비슷한 운영 방식이다.
PATS는 공식 자료를 통해 “무인기를 날리는 데 쓰이는 적외선 카메라 시스템은 나방 등 해충을 익충과 구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온실 내에서 자라는 모든 곤충을 무작위적으로 공격하는 게 아니라는 뜻이다. PATS에 따르면 이번 무인기를 쓰면 유럽고추나방 등 14종류의 해충을 잡을 수 있다.
PATS는 “과일과 채소, 꽃 등을 기르는 모든 유형의 온실에서 이번에 개발한 무인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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