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혈 충돌 석 달째 "수단 반군, 5000여 명 구금… 고문 자행"

현지 인권단체 주장... "민간인 3500명 달해"
87명 암매장 '배후'로 지목... 반군, 의혹 부인

군벌 간 무력 분쟁을 피해 탈출한 수단 주민들이 지난 1일 차드 고즈베이다의 난민캠프에 모여 있다. 고즈베이다=AP 연합뉴스

북아프리카 수단에서 정부군과 석 달째 무력 충돌 중인 준군사조직 신속지원군(RSF)이 수도 하르툼에서 5,000여 명을 구금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수단 현지 인권단체들은 여성과 외국인을 포함한 민간인 약 3,500명을 비롯해 총 5,000명 이상이 구금돼 있다고 밝혔다. 일부는 고문 등 비인도적 대우를 받고 있으며, 고문에 의한 사망 사례와 기본적인 필수품이 없는 비인간적 구금 조건에 대한 증거 문서를 유엔에 제출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앞서 유엔 인권사무소는 지난 13일 서다르푸르주(州)에서 최소 87구의 시신이 암매장된 사실을 확인하고, RSF를 배후로 지목한 바 있다. 국제형사재판소(ICC)는 같은 날 이 지역의 집단학살을 비롯한 전쟁범죄 혐의를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RSF는 관련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이날 제기된 구금 의혹에 대해서도 로이터 인터뷰에서 "부정확한 내용으로 사실과 다르다"며 "전투원 출신 전쟁포로들만 구금하고 있고, 모두 인도적 대우를 받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해당 단체들은 정부군의 민간인에 대한 공습과 구금, 민간인 무장 등은 무시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모하메드 함단 다갈로 사령관이 이끄는 RSF는 지난 4월 15일 압델 파타 부르한 장군의 정부군과 무력 충돌을 빚기 시작했다. 쿠데타를 일으켜 권력을 장악한 양대 군벌이 민정 이양 이후 조직 통합과 통합 조직의 지휘권을 두고 권력 투쟁을 벌이면서 부딪힌 것이다.

석 달간의 분쟁으로 지금까지 3,000여 명이 숨지고, 6,000여 명이 다쳤다. 피란민만 300만 명 이상 발생했다. 이날도 하르툼 북부 위성도시 옴두르만에서는 병원을 겨냥한 RSF의 무인기(드론) 공격으로 민간인 최소 4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고 수단 보건부는 전했다. 지난달부터는 RSF와 결탁한 아랍계 민병대들이 비아랍계 부족을 닥치는대로 학살한다는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