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산 캐릭터 ‘대한민국 점령’... "티니핑만 살아 남았다"
쿠로미, 마이멜로디 등 일본산 캐릭터가 국내 캐릭터 시장을 휩쓸면서 국산 토종 캐릭터가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지난 15일 성남시 분당구의 한 문구 팬시용품점. 실내에는 쿠로미, 마이멜로디, 헬로키티가 그려진 가방과 키링 등이 걸려있는 진열대가 큼지막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이 캐릭터들은 일본의 캐릭터 전문기업 ‘산리오’의 캐릭터로, 최근 아이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날 산리오 캐릭터 진열대 앞에 옹기종기 모인 초등학생들은 상기된 표정으로 쿠로미 캐릭터를 구매했다.
산리오 캐릭터의 인기는 비단 어린아이들에게만 국한되지 않고, ‘키덜트’로 불리는 어른들에게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최근 이디야커피가 산리오코리아와 협업해 선보인 산리오캐릭터 제품 4종은 출시 약 10일 만에 누적 판매 30만개를 돌파했다. 특히, 산리오 캐릭터를 활용한 쿠션·피규어 등은 SNS를 통해 입소문을 타면서 대부분의 매장에서 완판됐다.
이같이 일본산 캐릭터가 국내 캐릭터 시장에서 몸집을 불려가고 있는 반면, 국내 캐릭터 업체들은 맥을 못추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때 완구시장 1~2위를 차지하던 영실업과 손오공은 최근 나란히 매출 하락세를 겪고 있다. 콩순이, 쥬쥬, 또봇 등을 만든 영실업은 지난 2018년 1천931억원의 매출을 냈지만, 지난해에는 530억원을 기록해 70% 가까이 매출이 줄었다. 손오공의 경우 2018년 991억원에서 2019년 734억원으로 감소한 뒤 700억~800억원대에 머물다 지난해 666억원으로 떨어졌다.
그나마 국내 캐릭터 시장에선 하츄핑 등 캐치티니핑을 제작한 SAMG엔터테인먼트만 선방하는 분위기다. 캐치티니핑이 어린아이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SAMG엔터테인먼트의 매출은 지난 2018년 196억원에서 지난해 683억원으로 약 3.5배 증가했다.
국내 한 캐릭터 업계 관계자는 “쿠로미, 마이멜로디와 같은 일본산 캐릭터는 확고한 팬덤을 바탕으로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끄는 캐릭터”라며 “국내 캐릭터 업체들도 자체 지식재산권을 개발해, 견고한 팬덤을 형성할 수 있는 캐릭터를 선보이는 것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김정규 기자 kyu5150@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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