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극복' 기념행사 울음바다…이 영상 때문에

전원 기자 2023. 7. 16.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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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리면 어떻게 하나" 두려움부터 가족·동료에 미안함 담겨
사망한 가족 손도 못잡아 본 모습에 안타까움 전하기도

(무안=뉴스1) 전원 기자 = "나도 걸리면 어떻게 하나 그런 두려움이 컸어요." "어린 아이들이 자고 있는 모습만 보고 나와야 해서 미안했어요." "돌아가신 가족 손도 못잡아보고 멀리서 울고 있던 가족들의 모습에 마음이 아팠어요"

코로나19 엔데믹으로 그동안 희생과 헌신으로 노력한 지역민과 의료진, 공직자를 위로하고 격려하는 '코로나19 극복 기념행사'가 전남도청 김대중강당에서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행사는 유공자 시상식과 코로나19 극복영상, 헌정공연 등으로 진행됐다.

특히 코로나19 극복영상에서는 3년4개월여 간의 소회와 당시 상황을 담은 의료진과 공무원 등의 인터뷰에 참석자들은 울음바다가 됐다.

화순전남대병원 간호사로 당시 중환자실을 담당했던 정미숙씨는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중환자를 돌봤던 당시 상황과 어려움, 안타까웠던 상황을 전하면서 힘든 가운데서도 함께 고생해준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정씨는 "2021년 1월부터 중증중환자를 돌봐야 했다. 음압병동을 만들어서 근무하는 간호사들이 있어야 했다"며 "다들 두려움이 있었지만 마음을 다잡고 환자를 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기억에 남는 환자에 대해선 "자가격리 하던 중 급하게 상태가 나빠져서 오전 1시에 중환자실 입원을 했고, 1주일간의 치료를 받고 건강하게 퇴원했다"며 "편지에 삐뚤삐뚤한 글씨로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코로나19가 이렇게 무서운 줄 몰랐습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후 외래 진료를 오실 때 수박과 참외를 가지고 오셨던 기억이 있다"고 전했다.

안타까운 순간에 대해서는 코로나19 감염 후 사망한 가족들의 이야기를 눈물과 함께 꺼냈다.

정씨는 "코로나로 부모님이 돌아가셨는데도 얼굴만 조금 내밀고 가족들이 멀리서 볼 수 밖에 없었던 모습, 돌아가신 분의 손도 잡지 못하고 멀리서 우는 가족들의 모습이 제일 마음 아팠다"고 눈물을 흘렸다.

동료들에게도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당시 간호사들의 확진도 이어졌고, 일요일 하루에만 4명이 감염되면서 쉬는 간호사들이 근무에 나서야 했던 상황이었다.

그는 "동료 중 1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해서 근무표를 바꿨는데 1시간 만에 다른 간호사에게 연락이 와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했다. 수차례 근무표를 바꿔야 했었다"며 "중증환자를 돌봐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새로운 간호사가 올 수도 없었고, 결국 쉬는날을 반납하고 근무에 매진했다"고 당시 상황을 이야기 했다.

그러면서 "손이 하얗게 부르트고 허리 통증이나 가려움을 참는 것은 물론 화장실 한번을 못가고 7시간 동안 근무를 했어야 했었다"며 "그럼에도 다른 부서로 옮겨달라고 말하지 않고 버텨준 동료들에게 고개숙여 다시 한번 고마움을 전한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전남도청에서 열린 코로나19 극복 기념행사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전남도 제공) 2023.7.15/뉴스1

공무원으로 임용된지 1년 만에 코로나19 집단 감염을 맞이해야 했던 순천시청 공무원 박가영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혼란'이라고 표현했다.

박씨는 "전남에서 코로나19 집단발생은 순천에서 처음으로 터졌다. 근무인력도 한계가 있었고 준비가 다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검사량이 폭발했다"며 "모두가 바빠 집에 갈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일부 직원들은 사무실에서 쪽잠을 자면서 버티기도 했고, 식사도 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기억했다.

그러면서 "이 기간 가족들이 희생을 많이 했다"며 "엄마인데 집에를 못들어가니…"라며 눈물을 흘렸다.

이어 "아이가 4~5살이었는데 항상 집에 가면 자는 모습만 보고 나오는게 제일 힘들었다. 아이들을 못 보살펴줘서 미안한 마음이 컸다"며 "남편이 모든 스케줄을 저에게 맞춰줬고, 그게 가장 고마웠다"고 했다.

박씨는 "제가 하는 업무가 검사자 명단을 넘겨주는 것이었다. 명단을 전달해야 검체한 것에 대한 실험을 진행할 수 있었기 때문에 검체량이 폭주하는 날이면 날을 새면서 근무했다. 이런 상황에 다른 직원들이 모두 나서서 도와줬고 기운이 나게 힘을 줬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다른 의료진과 공무원들도 3년4개월 동안 자신이 겪은 코로나19 상황을 얘기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나도 걸리면 어떻하나', '예방접종 맞으면 끝날거야. 6개월 뒤면 끝날거야 했는데 정리가 안됐다', '사망자 검체 가지고 오면 직원들이 불안해 했다' 등 힘들었던 상황을 소회했다.

또 '집에 갓난아이가 있는 사람들은 집에 가는 것도 주저했다', '감금아닌 감금으로, 1인용 침대 놓고 쪽잠 자기도 했다' 등 힘들었던 생황을 전했다.

이상심 도 복지건강국장은 "코로나19 극복 기념행사는 3년4개월여 동안 헌신한 도민과 의료진, 공무원 등이 함께 모여 그동안의 소회를 털어놓고 시원하게 한번 울면서 서로를 위로하기 위해 마련했다"며 "다양한 분야에서 희생을 아끼지 않은 분들이 있었기에 전남이 전국에서 모범적으로 극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jun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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