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때 해외여행 간다면…놓치기 아까운 미술 기획전들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방학과 휴가철을 맞아 해외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박물관이나 미국 뉴욕의 뉴욕현대미술관(MoMA), 메트로폴리탄미술관(메트) 등 세계 유명 미술관들도 인기 방문지 중 한 곳이다. 이들 미술관에는 특정 시기에만 열리는 기획전에도 국내에서는 보기 힘든 작품들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시기가 맞는다면 여행지 미술관의 기획전에 들러보는 건 어떨까.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 해외 여행지 미술관의 7∼8월 주목할만한 기획전을 소개한다.
일본 도쿄 = 도쿄 모리미술관 개관 20주년전·도쿄도미술관 마티스전·국립신미술관 차이궈창전
엔화 약세 등으로 최근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해외 여행지 중 한 곳인 일본 도쿄의 도쿄도미술관에서는 앙리 마티스전이 열리고 있다.
세계 최대 마티스 작품 소장처 중 한 곳인 프랑스 퐁피두센터의 소장품을 중심으로 마티스 작품 150여점을 가져왔다. '20년 만에 일본에서 열리는 대규모 회고전'이라는 홍보 문구가 거창하다. 회화부터 조각, 드로잉, 판화, 그리고 종이를 오려 붙인 '컷아웃' 작품까지 작품 세계 전반을 일별할 수 있게 꾸며졌다. 한국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회화 작품도 많이 왔다.
국립신미술관에서는 중국의 화약작가 차이궈창의 개인전이 진행 중이다. 도화선과 화약을 정교하게 배치한 뒤 불을 붙이는 방식으로 작업한다. 화약이 터지면서 생기는 그을음으로 이미지가 만들어진다. 초기부터 최근 작업, 그리고 설치까지 다양한 면모를 볼 수 있다.
동시대 미술에 좀 더 관심이 있는 여행객이라면 모리미술관의 '전지구적 수업: 교과목에 따른 현대미술'전도 흥미로울 것 같다. 현대미술관을 전지구에 대해 학습할 수 있는 교실로 보고, '언어', '문학', '수학', '과학', '체육' 등 교과목으로 영역을 나눠 54명의 작품 150여점을 선보이는 대규모 전시다.
전시작들은 소장품과 이번 전시를 위해 주문 제작(커미션)된 작품들로, 한국 작가로는 이우환과 양혜규의 작품을 볼 수 있다. 커미션인 양혜규의 작품에는 전시공간 하나가 통째로 할애됐다. 두 조각이 한 쌍을 이루는 조각군 '소리나는 하이브리드-이중 에너지'가 전시장을 에워싼 벽지 콜라주 작업과 함께 전시된다.
미국 뉴욕 = MoMA 오키프전·메트 반 고흐전·뉴뮤지엄 이미래전
= 현대미술의 중심지 뉴욕에서도 전시가 많다. MoMA에서는 꽃 그림으로 유명한 조지아 오키프의 수채화와 드로잉 등 종이에 그린 작품들을 위주로 소개하는 특별전이 8월20일까지 진행된다.
MoMA의 최고 인기작인 빈센트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Starry Night)을 보려면 메트로 가야 한다. 8월27일까지 메트에서 열리는 '반 고흐의 삼나무전'에 대여 중이기 때문이다. 메트 소장품으로 상설 전시되는 '삼나무가 있는 밀밭'을 비롯해 '별이 빛나는 밤' 등 삼나무를 주제로 한 반 고흐의 작품을 한데 모았다.
반가운 한국 작가 작품도 뉴욕에서 만날 수 있다. 록펠러센터의 채널가든에서는 23일까지 이배 작가의 대형 숯 작품을 볼 수 있다. 조현화랑이 설치한 이 작품은 높이 6.3m, 너비 4.5m에 무게만 3.6t에 달한다. 소호에 있는 뉴뮤지엄에서는 지난해 베네치아 비엔날레 본전시에 초청됐던 30대 이미래 작가의 미국 첫 미술관 개인전이 진행 중이다. 장소 특정적 설치 작품 등을 볼 수 있다.
유럽 = 곳곳 피카소 타계 50주년 기념전·페르가몬 박물관 10월23일 이후 장기 개보수
유명 미술관이 즐비한 유럽에서도 특별전·기획전들이 풍성하다. 파리 오르세미술관에서는 에두아르 마네와 에드가르 드가 특별전이 이달 23일까지 열린다. 풍부한 인상주의 컬렉션을 보유한 미술관이 기존 소장품 중 두 화가의 작품을 따로 모은 것으로, 원래 상설 전시되는 마네의 '올랭피아' 등이 특별전에 배치돼 있다.
독일 베를린에서는 페르가몬 박물관을 경로에 넣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고대 바빌론 유적을 복원한 '이슈타르의 문'과 '제우스의 제단' 등이 유명한 이 박물관이 10월23일부터 개·보수를 위해 오랜기간 문을 닫기 때문이다. '제우스의 제단'이 있는 북쪽관은 2027년에 개장 예정이지만 완전 개장은 2034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파블로 피카소의 타계 50주년을 맞아 유럽 곳곳에서는 피카소 전시도 다양하게 진행 중이다. 프랑스에서는 파리 국립피카소미술관에서 소장품을 새롭게 재해석한 전시를 8월27일까지 연다. 이 전시는 영국의 유명 패션디자이너 폴 스미스가 기획을 맡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피카소의 고국인 스페인에서도 피카소 전시가 한창이다. 7∼8월 중에는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에서 또 다른 스페인의 대표 화가 엘 그레코가 피카소에게 미친 영향을 살피는 '피카소와 엘 그레코: 분석적 큐비즘'전이, 바르셀로나 디자인 박물관에서는 피카소의 도자기 작품전이 열린다.
zitro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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