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력 극과 극, 주희정 감독이 호통친 이유

상주/이재범 2023. 7. 1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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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상주/이재범 기자] 고려대가 중앙대에게 승리한 뒤 고려대 선수 대기실에서는 주희정 고려대 감독의 큰 목소리가 나왔다. 경기 내용이 동국대와 너무나도 달랐기 때문이다.

고려대는 15일 상주체육관 신관에서 열린 제39회 MBC배 전국대학농구 상주대회 남자 1부 대학 A조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중앙대를 70-61로 물리쳤다. 조선대와 동국대에 이어 중앙대까지 꺾은 고려대는 3연승을 달리며 조1위를 차지했다. 더불어 고려대는 MBC배 기준 2017년부터 24연승을 달렸다.

고려대는 근소한 우위 속에 전반을 마친 뒤 3쿼터 중반 47-35로 앞서기도 했지만, 다시 추격을 허용했다. 고려대는 4쿼터 들어 5분 38초 동안 중앙대에게 단 2점만 내주고 13점을 몰아치며 64-46으로 앞섰다. 승기를 잡은 고려대는 이후 집중력이 떨어진 플레이 끝에 9점 차이로 마무리했다.

주희정 감독은 대회 첫 상대인 조선대와 경기를 앞두고 경기 내용에 신경을 많이 썼다. 조선대를 꺾은 뒤에는 최소한 결승에는 오를 수 있을 거라고 내다봤다. 동국대와 경기까지 만족스러워했지만, 중앙대와 경기 후에는 달랐다. 주희정 감독이 큰 목소리로 오랜 시간 선수들을 질타했다.

주희정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경기를 되돌아보며 그 이유를 들려줬다.

“내용을 보면 딱히 드릴 말씀이 없다. 열심히는 했지만, 열심히 갖고는 안 된다는 거다. 우리가 그 전에 기본적으로 했던 걸, 수비도, 공격도 준비한 게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가드 3명이 있는데 상대팀 수비(압박)에 피해서 패스를 하니까 어이없는 실책이 나온다.

어쨌든 날씨도 안 좋고 덥긴 하지만, 기본적인 건 가져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막판에도 안일하게, 물론 선수가 없다 보니까 모든 선수를 활용하려고 기용했지만, 마지막까지 저런 슛이나 어이없는 수비를 하면 안 된다.

이렇게 되면 결선에 올라간들 이 경기력이 쭉 이어지지 않을까? 오늘(15일) 경기력이 (잘 했던) 동국대와 경기처럼 나았으면 (괜찮을 텐데) 할 말이 없다. 아쉬운 거다. 볼을 잡을 수 있는데 볼도 못 잡고, 패스 하나하나 실수 연발에 그런 게 안 된다는 거다.

기본만 지키면 편하게 간다. 가드도 상대의 수비가 지역방어든 대인방어든 상관없이 패턴대로 정확히 스크린을 걸고, 우리가 연습한 것처럼 해서 안 되었으면 다음을 준비할 수 있다. 시도조차 해보지 않고 이렇게 되면 처음부터 지금까지 온 걸 다시 잡아야 한다. 이렇게 하면 안 된다.

이건 누가 봐도 경기력이, 공격을 떠나 수비도 다 구멍이었다. 상대팀에게 외곽(3점슛)을 너무 많이 허용했다. 어쨌든 결선에 올라갔는데 시간이 있으니까 기존에 했던 것대로 우리가 선수들에게 상기시켜서 결선을 잘 준비하고 나오겠다.”

박정환과 김도은, 문유현으로 이뤄진 가드진의 문제가 많았다는 것이냐는 추가 질문이 나오자 주희정 감독은 추가로 설명했다.

“문제가 많았다는 게 아니라 그 전에 잘 했던 플레이를 안일하게 서서 했다. 가드들이 돌파해서 (득점 기회를) 많이 만들어줘야 하는데 외곽에서만 겉돌았다. 그 부분이 너무 아쉽다. 상대가 지역방어로 하프라인까지 수비하는데 거기서 맴도니까 패턴이 이뤄지지 않았다.

가드 2명을 투입한 건 (상대 수비를) 휘저으라고 기용한 건데 동국대와 중앙대 경기는 수비도, 공격도 극과 극으로 우리가 하지 못했다. 어쨌든 그 전에 가드들이나 선수들이 해놓은 게 있고, 연습한 게 있는데 잠시 주춤한 거다. 결선에서는 우리가 했던 수비와 공격이 유기적으로 잘 나오지 않을까?

농구 선수들 누구나 평균적으로 잘 할 수 없지만, 기복이 있을 수 있는데, 오늘처럼 너무 기복이 심하면 안 된다. 어느 정도 컨디션이 안 좋아도 경기력을 유지해야 하는데 결선에 갔을 때 과연 경기력이 어떻게 나오느냐는 거다. 이것 또한 나의 개인적인 경험으로 많은 경기를 했기에 선수들도 알고 넘어가야 한다.”

주희정 감독은 4쿼터 중반까지 김민규와 문유현의 활동량을 활용한 수비가 좋았다는 질문이 나오자 “김민규는 대인방어 등 정상 수비보다 올 스위치 디펜스 등 간단한 수비를 잘 하고, 기동력이 워낙 좋다”며 “기동력으로 승부를 하려고 했는데 4쿼터에 들어가서 활로를 찾아줬다. 그 부분에서 오늘 경기는 잘 해줬다”고 칭찬했다.

211cm의 중앙대 센터 임동일은 이날 어느 때보다 긴 16분 16초 출전했다. 아직까지 덜 다듬어졌지만, 높이만큼은 확실히 두드러진 장면도 간혹 나왔다.

주희정 감독은 “센터(임동일)에게 볼을 많이 투입하게 유도했다. 더블팀을 해도 손만 들고 있으라고 주문했다. 리바운드를 잡기보다 쳐내라고 했다”며 “후반에 한 골을 내줬지만, 그 부분(임동일)을 우리가 잘 공략했다. 외곽에서 안일하게 공격 리바운드를 허용한 건 아쉽다. (임동일의) 기동력이 떨어지니까 그걸 활용하려고 했다”고 임동일을 공략한 방법을 들려줬다.

고려대는 결선 토너먼트 추첨 결과에 따라 2일 또는 3일 휴식을 갖는다.

#사진_ 점프볼 DB(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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