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통 지역경제] '먹거리 복지 실현의 꽃' 청양군 푸드 플랜
"가족소농 중심 기획 생산체계 구축해 어려운 현실 극복할 것"
(청양=연합뉴스) 이은파 기자 = #1. "청정지역인 청양에서 갓 생산한 농산물을 집 근처에서 바로 구매할 수 있어 너무 좋습니다. 요즘 방울토마토와 풋고추, 오이, 가지, 양파, 마늘 등 제철 농산물을 주로 구매하는데, 질이 좋고 가격도 저렴해 만족도가 매우 높습니다."
#2. "텃밭에서 직접 재배한 푸성귀를 가져오면 군청이 알아서 예쁘게 포장해 팔아주니 이만큼 좋은 게 어디 있나요? 판매 대금을 모았다가 남편과 맛있는 음식도 사 먹고 사랑스러운 손주들에게 용돈도 줍니다."
대전시 유성구 학하동 소재 청양먹거리직매장 유성점을 이용하는 대전시민 A씨(56)와 이곳에 채소 등 농산물을 납품하는 충남 청양군민 B씨(74)의 말이다.
청양먹거리직매장 유성점은 청양군이 추진하는 먹거리 종합계획(푸드 플랜)의 핵심 시설로, 소비자와 농민 모두가 만족하는 농특산물 판매시설로 주목받고 있다.
청양군은 인구가 3만명에 불과한 인구 소멸지역인 데다가 전체 농가의 66% 이상이 연 소득 1천만원 미만인 열악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민선 자치 7기 출범 이듬해인 2019년 푸드 플랜을 마련했다.
중소농과 고령농, 여성농업인 등 가족 소농의 소득을 보장하고, 지역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계하는 등 먹거리를 매개로 지역농업의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지역의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연간 소요 비용이 수십억원에 이르는 학교급식(26억원)과 공공급식(12억원), 취약계층 복지급식(12억원) 등이 국·도·군비로 충당되고 있으나, 이들 급식과 지역농업 간 연계성이 부족한 것도 이 사업 추진의 배경으로 꼽힌다.
군은 푸드 플랜의 효율적인 추진을 위해 2020년 7월 청양군지역활성화재단을 설립하고 관련 업무를 맡겼다.
그런 다음 지역 농특산물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대치면 탄정리 일원 2만603㎡에 농산물종합가공센터와 공공급식가공센터, 농산물안전성분석센터 등을 갖춘 청양군 먹거리종합타운을 1차로 조성했다.
2020년 9월에는 대도시 소비자를 겨냥한 청양먹거리직매장 유성점도 개장했다.
최근에는 먹거리종합타운 2차 부지에 농산물전처리센터와 산채가공센터, 구기자산지유통센터, 친환경가공센터 등을 설치하고 시운전 중이다.
이들 시설 설치에는 127억원이 투입됐다.
성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군은 지난 3년간 푸드 플랜 가동을 통해 195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실적을 올렸다
사업별로는 학교급식 제공 85억원, 청양먹거리직매장 유성점 운영 84억원, 각종 쇼핑몰 운영 8억6천만원, 공공급식 제공 8억2천만원, 레스토랑 운영 6억8천만원 등이다.
특히 청양먹거리직매장 유성점은 개관 34개월 만에 누적 방문객이 29만명에 이르는 등 도심 속 친환경 농산물 판매처로 주목받고 있다.
이곳에서는 현재 지역 350개 농가가 생산한 농산물과 가공품 400여개가 판매되고 있다. 먹거리종합타운을 거친 이들 농특산물은 모두 청양군수가 품질을 인증한 제품이다.
전체 매출액의 90% 이상은 가족 소농 등 가공 공동체에 돌아간 것으로 파악됐다.
군은 푸드 플랜이 성공적으로 운영되면서 각종 상을 잇달아 받고 있다.
군은 지난해 12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주관한 지역 먹거리 지수 평가에서 대상을 받았다.
2021년에는 같은 기관이 주관한 평가에서 지역활성화재단 등 실행 전담 기관 설립과 성공적인 직매장 운영 등을 인정받아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우수 사례를 배우려는 전국 주요 기관·단체의 방문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5월 전남 장성군 직원들이 청양을 찾아 푸드 플랜 추진 현황을 듣고 주요 시설을 둘러보는 등 올해 들어 50여개 기관·단체가 청양을 찾았다.
군은 현재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더 큰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먼저 푸드 플랜을 농업만이 아닌 지역 전체 문제를 해결하는 정책 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해 의료와 돌봄, 농업 분야 간 협업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농산물 출하 농가에 대한 효과적인 교육과 청양형 먹거리 종합정책의 전국 전파를 위해 오는 12월까지 먹거리종합타운 안에 홍보교육관도 건립한다.
지역 농산물의 소비시장 확대를 위해 대전에 제2직매장을 설치하고 대전·세종권, 수도권 기관단체를 대상으로 공공급식을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김돈곤 군수는 "푸드 플랜의 견실한 운영을 통해 지역 농업인에게 안정적인 소득을 보장하고 다양한 계층의 소비자에게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등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며 "앞으로 가족 소농 중심의 통합적 기획생산체계를 구축해 지역의 어려운 현실을 극복하겠다"고 말했다.
sw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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